돌아온 외국인, 7천피 탈환
美 상장 ADR 하루 27% 급등
SK하이닉스 주가 밀어올려
"자본유출 아닌 프리미엄 효과"
IBM, 부진한 실적 내놓으며
"이젠 메모리 확보가 최우선"
반도체 피크아웃론 잠재워
코스피가 15일 미국발 반도체 관련주 랠리에 힘입어 6% 넘게 급반등하며 7200선을 회복했다. 1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27% 넘게 급등한 데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등 인공지능(AI) 반도체주가 동반 강세를 보인 것이 투자심리 회복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2분기 실적발표에서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 서한을 통해 AI 인프라스트럭처 지출을 확대했다고 밝히며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를 키워 반도체주 강세에 힘을 보탰다. 이날 삼성전자는 6.27% 올랐으며 SK하이닉스는 8.83% 상승해 200만원 선을 회복했다. 반도체주 강세를 이끈 것은 SK하이닉스 ADR의 급등이었다. 이날 영국계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는 SK하이닉스 ADR 목표가를 330달러(ADR 1주는 본주 0.1주)로 제시했다. 이는 현재 한국 본주의 목표가 400만~430만원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바클레이스는 "내년에도 반도체 업계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며 "2028년 또한 제한적인 개선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ADR의 2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옵션 거래까지 늘어나면서 이날 하루 새 SK하이닉스 ADR 주가는 27.29% 치솟았다.
ADR 주가가 한국 본주보다 50%나 높은 가격 프리미엄이 형성되자 본주 가격이 동반 상승했다.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는 ADR 매수의 헤지 거래 차원에서 SK하이닉스 본주에 숏포지션을 잡기도 했는데 ADR 고평가 상황이 너무 심해지자 이러한 롱숏 전략이 통하지 않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ADR 상장이 외국인의 국내 본주 이탈 요인이라기보단 ADR 프리미엄으로 미국과 한국 증시 사이 새로운 가격 발견 경로가 만들어지는 기회로 봐야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이날 IBM의 2분기 실적발표도 AI 반도체에 대한 강한 수요를 뒷받침하면서 피크아웃론을 일부 불식시켰다. 그간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며 결국 수요를 잠식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컸는데 기업들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예산을 줄이고 메모리를 사는 식으로 자본지출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IBM은 이날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며 매출 172억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 2.93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매출 179억달러, EPS 3.01달러를 모두 밑도는 수준이다. 크리슈나 CEO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6월 말 고객들이 서버, 스토리지, 메모리를 우선 확보하기 위해 분기 자본지출을 재배분했다"며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인상을 예상한 고객들이 소프트웨어보다 하드웨어 구매를 먼저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의 제이컵 본 애널리스트는 뉴욕타임스(NYT)에 "AI 투자가 메모리와 하드웨어로 자본지출을 집중하면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예산을 빼앗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한미반도체는 지난 14일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사상 최대를 달성하고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51% 늘어난 1303억원이라고 발표해 15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다른 반도체 후공정주도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주성엔지니어링이 8.77%, 원익IPS는 12.27% 상승했다. 이날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회사 ASML도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ASML은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간 매출 93억2600만유로(약 15조9000억원)를 기록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 88억유로를 웃돈다.
다만 이날 반등이 추세적인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이달 말부터 본격화되는 미국 빅테크들의 2분기 실적발표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시설투자(CAPEX) 감소 우려가 글로벌 반도체주 주가를 강하게 누른 만큼 CAPEX 가이던스가 사실상 반도체주 반등 지속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엔 구글, 30일엔 마이크로소프트, 31일엔 아마존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29일 SK하이닉스와 30일 삼성전자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데, 향후 메모리 수요 전망에 대한 콘퍼런스콜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제림 기자
[실리콘밸리 원호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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