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T 시대 끝…이젠 '재고 비축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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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에서 생존으로, 재고는 비용이 아니라 생존 수단.’

글로벌 제조기업의 공급망 관리 전략이 반세기 만에 근본적인 변화를 맞았다. 1970년대 이후 표준으로 자리 잡은 JIT(just in time·부품 적기 조달) 전략을 대신해 JIC(just in case·돌발변수를 대비한 조달) 전략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이은 두 번의 전쟁이 효율보다 안정적 공급을 택하게 만들며 세계 무역질서를 재편하고 있다.

2일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상품 무역 증가율은 1.9%로 작년(4.6%)보다 크게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높게 유지되면 1.4%로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수십 년간 세계 경제의 핵심축이던 미국 중심의 공급망이 훼손된 영향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각 국가와 기업은 원자재, 재고 비축에 집중하고 있다. 원유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각종 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JIT에서 JIC로 전환하는 것이다.

JIT는 재고를 최소화해 비용을 절감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세계 각지에서 필요한 원자재와 부품을 정확한 시간에 조달하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전제로 작동한다. JIC는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이다. 핵심 부품 중 하나라도 공급이 막히면 전체 생산라인을 세워야 하는 사태를 예방하는 것이 목표다.

‘안정성·신뢰’의 JIC로 제조업 패러다임이 바뀌며 공급처를 최대한 다변화하는 이중 소싱과 니어쇼어링(near shoring·부품 생산 자국 이전)도 확대되고 있다. JIT를 창시한 도요타조차 최근 알루미늄을 사놓기 위해 러시아산 등 신규 공급원 추가에 나섰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WTO 회원국들이 공급망 탄력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완충 작용을 강화해 세계인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세계 산업과 경제 전반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부품 및 원자재 확보를 위해 기업이 더 많은 비용을 치르면 관련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돼 물가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 기업의 이익률에도 악영향을 줄 요인이다.

김주완/한명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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