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시즌 부상 속에서도 희망을 보여줬던 '농구인 2세' 김동현(23·부산 KCC 이지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남다른 각오로 새 시즌에 나선다.
김동현은 최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의 KCC 클럽하우스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내년에는 궃은 일을 더 하겠다. 뼈 하나 부러지더라도 더 하겠다"고 말했다.
용산고-연세대 출신인 김동현은 아버지가 김승기(53) 전 소노 감독이고, 형이 전 한국가스공사의 김진모(27)인 '농구인 가족'이다. 1학년을 마치고 '얼리 드래프트'로 나온 그는 2021년 KCC에 1라운드 9순위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문했다.
첫 3시즌 동안은 눈에 띄는 활약은 없었다. 그나마 2022~23시즌에는 봄 농구 무대를 밟아봤지만, 다음 시즌 KCC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할 때는 플레이오프에서 1초도 뛰지 못했다. 이에 그는 지난해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3년 동안 똑같은 목표여서 내 자신이 밉기도 하지만, 마지막으로 똑같이 말씀드리겠다. 게임 많이 뛰고 수비 열심히 해서 반짝이라도 이번 시즌 활약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바람은 현실이 됐다. 이전까지 1군 33게임 출전에 그쳤던 김동현은 지난 시즌 41경기에서 평균 17분 39초를 소화, 3.6득점 2.3리바운드 1.0어시스트 0.9스틸을 기록했다. 지난해 개막전부터 스타팅으로 나서는 등 전창진(62) 전 감독에게 많은 기회를 받았고, 악착같은 수비를 통해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앞선 시즌을 돌아본 김동현은 "전창진 감독님께 감사한 게 첫 번째였다. 그리고 경기를 뛰다 보니 '더 노력하면 나도 많이 좋아질 수 있구나'라는 걸 많이 느꼈다. 몸으로 이해하는 스타일이라 경기를 뛰면서 더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수비가 재미는 없는데, 작년에는 수비하면서 볼도 뺏고 그러면서 형들이 칭찬해주니까 더 신나서 했다"고 전했다.
전 전 감독은 김동현에게 훈련 중 쓴소리를 아끼지 않으면서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해라"라는 말도 남겼다. 그는 "감독님이 나가시고 따로 만났었는데 쓴소리를 많이 해주셨다. 감독님만의 애정표현인 것 같다"며 "해이해질 수 있었는데 한번 더 잡아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KCC 사령탑으로 승격한 이상민 감독은 2시즌 코치 생활을 했기에 김동현에게는 익숙한 얼굴이다. 그래도 그는 "코치님에서 감독님으로 바뀐 거니까 눈에 더 들려고 할 것이다. 그래야 1분, 1초라도 더 뛸 수 있어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이제 김동현은 새로운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특히 올 시즌 KCC는 MVP 출신 허훈을 비롯해 장재석, 김훈, 최진광 등 전력 보강을 하면서 탄탄한 선수단을 꾸렸다. 김동현은 "지금 (허)훈이 형까지 왔기 때문에,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치중해야 5분 뛸 걸 10분 뛰고 그러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를 위해 김동현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선배 허웅, 허훈, 송교창 등과 함께 오전 훈련 1시간 전에 미리 나와 운동을 더 하고, 야간에도 이규섭 코치와 함께 슈팅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슛에 대해서는 "없으면 아예 성공을 못할 것 같다. 아버지나 주위 사람들도 슛이 없으면 요즘 농구 트렌드에서 어렵다고 해서 슈팅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시절만 해도 슛이 없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기에 김동현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슛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처음 들어보는 얘기여서 위축도 됐고, 수비에서 악착 같이 따라다니다보니 공격에서 힘을 못 쏟았다"고 했다. 이에 김동현은 이규섭 코치의 지시에 따라 런닝머신도 더 뛰는 등 체력 상승에도 전념하고 있다.
끝으로 김동현은 "수비나 궃은 일을 작년보다 더 많이 하면서, 슛이 장착된 선수가 되고 싶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한참 부족하지만 성장하는 과정이니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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