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반도체 수출 호황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 1.9→2.5%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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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이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KDI 제공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이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KDI 제공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석 달 만에 1.9%에서 2.5%로 높였다. 중동전쟁 장기화로 인한 고유가와 통상 불확실성이라는 악재를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가 덮어버렸다는 평가다. KDI는 내년 성장률도 1.7%로 전망하며 한국 경제가 2년 연속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확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와 물가 불안은 성장세를 끌어내릴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KDI는 1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정규철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최근 우리 경제는 반도체 호황과 내수 확대로 성장세가 비교적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경기 개선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며 “올해와 내년의 경제성장률이 1% 중반대의 잠재성장률을 상회한다는 점에서 경기 확장 국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회복세의 주된 요인으로는 최근 AI 투자 붐과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른 수출 증가세가 꼽혔다. KDI는 올해 한국 수출액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전년(7189억 달러)과 비교해도 29%나 급증한 927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봤다. 정부가 연초 제시한 목표치(7400억 달러)보다 25%가량 높은 수치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는 역대 최대인 2390억 달러 흑자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는 한 나라가 외국과의 경제 활동으로 벌어들인 외화와 쓴 외화의 차액을 뜻한다.

민간소비 역시 회복세가 뚜렷하다. 올해 민간소비는 전년 대비 2.2%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연간 상승률(1.3%) 대비 0.9%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정 부장은 “민간소비는 중동전쟁에 따른 물가 상승에도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한 정부의 지원 정책과 주가 상승에 따른 소득 개선 효과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큰 폭으로 감소했던 건설투자(―9.8%)도 올해는 0.1% 증가하며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전쟁 장기화는 향후 한국 경제 성장세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원자재 수급 차질과 생산비용 상승 압력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KDI는 고유가 장기화 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최대 1.6%포인트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 대응은 물가 안정과 재정 지출 효율화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정 부장은 “고물가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중동전쟁이 잠잠해질 경우 경기 부양을 위한 확장 재정은 필요하지 않고, 기초연금이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 의무지출 효율화를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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