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다음은 K예술…서울, 관광도시 '다음 챕터'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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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연임에 성공한 서울관광재단 길기연 대표
서울등산관광센터 등 4년간 성과 인정받아
서울달·서울썸머비치 등 축제도 아이디어 내
재연임 후 가장 역점 두는 사업은 ‘예술관광’
올 7월 ‘서울 예술관광 얼라이언스’ 발족
키아프·프리즈 서울에 ‘아트투어버스’ 운행
“서울, 예술로 기억되는 도시로 만들 것"

  • 등록 2025-08-22 오전 6:00:00

    수정 2025-08-22 오전 6:00:00

서울관광재단 길기연 대표(사진=서울관광재단)

[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한류는 언젠가 변곡점을 맞습니다. 그 다음은 문화와 예술입니다”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평균 체류일수는 4.8일. 파리(6.2일)나 런던(6.1일)보다 짧다. 재방문율도 30%대에 머문다. ‘서울미래비전3377’(외래객 3000만 명, 1인당 지출 300만 원, 체류 7일, 재방문율 70%)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체류일을 늘리고, 다시 찾게 할 매력이 필요하다.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는 그 해법을 ‘예술관광’에서 찾고 있다. 그는 “관광의 본질은 정서를 전달하는 것”이라며 “예술은 그 감정을 만드는 가장 강력한 장치”라고 강조했다.

예술관광으로 서울의 새 전략 짠다

올해 재연임에 성공한 길 대표가 지난 4년간 일군 성과는 다양하다. 2021년 문을 연 서울 등산관광지원센터는 북한산, 북악산, 관악산에 자리 잡고 지금까지 10만 명 넘는 이용객을 기록했다. 외국인을 위해 등산화·스틱·배낭을 무료로 빌려주고, 샤워실과 사물함, 다국어 코스 안내까지 갖췄다. 스탬프 투어 형식의 ‘서울 하이킹 패스포트’도 운영되며, 여행자에게 서울의 산을 체험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공했다.

서울 굿즈 사업도 성과 중 하나다. 지난해 개관한 ‘서울마이소울샵’은 1년 만에 수만 건의 판매 실적을 냈다. 미국 LA에서 열린 KCON 팝업스토어에서는 일부 상품이 조기 매진됐다. 길 대표는 “굿즈 하나가 도시의 정체성을 담고, 예술과 연결될 때 관광 매력이 배가된다”고 말했다.

재연임 직후 길 대표가 꺼낸 새로운 사업은 ‘서울 예술관광 얼라이언스(SATA)’다. 지난 7월 출범한 이 민관 협의체는 공연·전시·관광·유관기관 등 83개 회원으로 꾸려졌다. 보유 예술관광 자원만 1000건이 넘는다. 이 중 3분의 1 이상이 강북·서남권 등 비중심권에 있어 지역 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첫 실행 사업은 오는 9월 국제아트페어 ‘키아프(KIAF)’와 ‘프리즈 서울’에 맞춘 아트투어 버스다. 강남·종로·평창동·부암동 등 주요 예술 거점을 하루 20회 이상 순환하며, 외국인 관광객의 이동 편의를 돕는다. 길 대표는 “서울의 예술자원을 연결해 관광 동선을 만들면 체류일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관광재단 길기연 대표(사진=서울관광재단)
◇공연 예약·결제·언어 지원은 개선 시급

물론 약점도 적지 않다. 서울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에는 공연장 252곳, 미술관 64곳, 전시공간 110여 곳이 있으나 외국인 입장에서 접근성은 떨어진다. 지난해 재단 조사에서는 외국인 응답자의 42%가 “뮤지컬·공연 예매가 불편하다”고 답했다. 가장 큰 이유는 해외 결제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고, 언어 지원 부족도 뒤따랐다.

럭셔리 인프라도 부족하다. 서울에는 6성급 호텔이 2곳뿐이고, 미쉐린 2스타 이상 레스토랑도 23곳에 불과하다. 홍콩(50곳), 도쿄(42곳)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길 대표는 “예술관광을 즐기는 상위 소득층이 기대하는 숙박·미식 수준을 맞추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전문 인력 문제도 있다. 외국인 대상 전문 큐레이터·도슨트를 보유한 기관은 전체 예술기관의 17%에 그쳤다. 길 대표는 “전문 인력이 안정적으로 활동하지 못하면 예술관광의 깊이가 얕아진다”며 “연간 200명 이상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는 ‘서울 예술관광 아카데미’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길 대표는 앞으로 5년 동안 예술관광 매출을 두 배로 늘리고, 외래객 재방문율을 50%까지 높이며, 평균 체류일을 5일 이상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연중 예술행사 캘린더 제작·배포, 한류 스타와 연계한 공연·전시 패키지, 비중심권 예술마을과 숙박·미식 콘텐츠 연계를 추진한다.

그는 “K팝이 세계인을 서울로 불러들였다면, K아트는 그들을 오래 머물게 하고 다시 돌아오게 하는 힘이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서울을 ‘예술로 기억되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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