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미국 라이다(LiDAR) 기업인 아에바(AEVA)와 손잡고 자율주행·로봇용 첨단 부품시장 선점에 나선다. 라이다는 레이저로 물체를 탐지하고 거리를 측정하는 장치로, 자율주행차에 들어간다. LG이노텍과 아에바는 자율주행차, 로봇, 무인택시에 들어갈 차세대 라이다를 공동 개발해 2030년 21조원 규모로 커질 라이다시장에서 선두 기업으로 올라설 계획이다.
LG이노텍은 아에바와 라이다 부품 공급 및 차세대 라이다 공동 개발을 골자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29일 발표했다. LG이노텍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해 아에바 지분의 약 6%를 인수하기로 했다. 아에바는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고, 시가총액은 전날 종가 기준 12억1000만달러(약 1조6800억원)다.
자율주행차 보급이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라이다시장은 2030년 154억달러(약 21조4000억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24억4600만달러(약 3조4000억원)의 6배가 넘는 규모다. 아에바는 장거리 사물 센싱 기능을 고도화한 FMCW(주파수 변조 연속파) 기반 4차원(4D) 라이다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다임러트럭 등을 주요 고객으로 뒀다.
파트너십에 따라 LG이노텍은 아에바에 500m 떨어진 물체도 감지하는 초정밀 라이다 모듈을 공급한다. 라이다 모듈이란 라이다 시스템 안에서 센싱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LG이노텍의 라이다 모듈은 아에바의 소프트웨어와 결합한 솔루션 형태로 완성차 고객에 최종 납품된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차세대 라이다시장을 선도하는 ‘키플레이어’로 함께 성장하는 것이 파트너십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부품 공급과 별도로 두 기업은 2027년 말까지 자율주행차, 로봇, 무인택시 등에 적용될 FMCW 방식의 첨단 라이다도 공동 개발한다. 소로시 살레얀 아에바 최고경영자(CEO)는 “LG이노텍과의 협업은 아에바의 고정밀 FMCW 센싱 플랫폼을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 적용할 커다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모바일 위주의 사업 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전장(자동차 전자장치)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대표 직속으로 라이다사업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라이다를 포함한 차량 센싱 솔루션 사업을 2030년 2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