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는 말이 있다. 아기, 동물과 같은 존재들의 귀여운 행동을 보다 보면 피곤함이나 긴장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피폐한 정신이나 각박한 현실마저 아름답게 정화되는 느낌이 들 정도다. 그만큼 그 영향력이 강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렇다면 평소 인간이란 존재를 구하는 건 무엇일까.
‘세상을 구한다’는 말이 과하게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이조차 사실(Fact)이라 하니 ‘귀여움’이 가진 파워가 실로 대단하다. 일명 ‘동물 외교(Animal Diplomacy)’가 그것이다. 동물 외교란, 한 국가가 자국에 상징적 의미가 있는 동물을 상대국에 일종의 ‘외교 특사’로 파견하는 것을 말한다.
호주의 코알라, 중국의 판다 등이 대표적인 예에 해당한다. 한 국가의 딱딱한 이미지, 또는 어렵고 복잡하게만 느껴지는 국제 정치를 동물의 귀엽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중화시킴으로써 친밀감을 높이는지라, (동물 복지 이슈가 있긴 해도) 여전히 국제 사회에서 동물 외교의 역할이 제법 크다고 전해진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 역시 남북정상회담 때 북한은 풍산개를 우리나라는 진돗개를 파견하면서 평화의 메시지를 주고받았으니 그러한 경험이 없지 않은 편인 것 같다. 특히 불과 2년 전에는 ‘푸바오 열풍’이 불며 매일 판다 푸바오가 메인 뉴스를 장식할 정도로 온 국민의 애정과 관심이 한데 쏠려 있었으니, 그 영향력이 실감이 갈 정도다. 필자만 해도 짜증이 막 솟구칠 때 눈앞에서 반려동물이 세상 무해한 표정으로 그저 간식이나 달라며 꼬리를 살랑대면, 금세 언제 그랬냐는 듯 ‘피식’ 웃게 된다. 더 나아가 “짜증은 내어서 무얼 하나~”와 같은 콧노래를 할머니처럼 흥얼대며 반려동물 간식 조달에나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면, 인간이란 존재를 구하는 건 필자는 ‘사소함’이라 강조하고 싶다. 그만큼 작고 유치한, 겉보기에는 별것 아니지만 사실은 사람이 무너지지 않게 붙들어주는 ‘자기보호행동’이란 의미에서다.
이를테면 회사 동료의 안하무인 태도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를 때 화를 퍼붓는다면, 당장 속이야 시원하겠지만 역효과와 후회가 만만찮을 것이다. 그럴 땐 먼저 평소 좋아하던 ‘달달한 커피 한 잔’으로 분노 게이지를 일단 낮추는 게 나을 수도 있다. 그러면 시간이 조금 경과한 뒤 적절한 수준으로 동료에게 예의를 갖춰 메시지를 전할 수 있게 된다. 그 순간을 지키면 그 하루가 지켜지고, 그런 하루가 쌓여 한 달이, 궁극적으로는 나의 일상과 자존감이 지켜지는 것이다. 가족 사진 보기, 웃긴 예능 ‘짤’ 보기, 좋아하는 향수 뿌리기, 점심시간 일부러 ‘혼밥’하기, 컴퓨터 바탕화면을 귀여운 캐릭터로 해 두기, 내 맘대로 키보드 꾸미기 등등. 정답도 없고, 거창할 필요도 없다. 내가 기분 좋아지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래서 사소한 것이다. 자. 이제 각자가 답할 차례다. 당신을 구하는 ‘사소함’은 무엇인가.
[글 변시영(상담심리전문가(Ph.D), 『참 괜찮은 나』 외 다수 저서) 일러스트 프리픽]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35호(26.06.2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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