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al] 붓으로 세상에 맞선 여성…뮤지컬 ‘렘피카 LEMPIC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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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al] 붓으로 세상에 맞선 여성…뮤지컬 ‘렘피카 LEMPICKA’

김은정(칼럼니스트, 외부기고자)

입력 : 2026.04.17 11:26

뮤지컬 ‘렘피카’는 전 세계를 매혹시킨 ‘아르데코의 여왕’ 타마라 드 렘피카의 드라마틱한 삶을 그린 작품이다. 20세기 초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한 화가 타마라 드 렘피카의 삶과 예술을 무대 위에 다채롭게 그려냈으며, 러시아 혁명과 세계대전이라는 격동의 시대 속에서 예술가로 살아남아야 했던 한 여성의 선택과 생존을 입체적으로 담아냈다.

(사진 놀유니버스)

(사진 놀유니버스)

시대를 앞서간 매혹적인 아티스트, 타마라 드 렘피카. 그녀는 세상의 시선 아래 스스로를 감춰야 했던 시대를 살았지만 붓 끝은 단 한 번도 타협하지 않았던 열정의 여성이다.

렘피카는 러시아 혁명과 전쟁의 포화를 피해 가족과 함께 프랑스 파리로 피신한다. 가혹한 타지에서 생계를 위해 시작한 그림은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독창적인 예술 세계로 확장되고, 그녀의 작품은 파리 상류층과 예술계의 주목을 받는다.

어느 날, 렘피카는 파리의 변두리에서 자유로운 영혼의 여성 라파엘라를 만난다. 그녀의 강렬한 매력에 끌린 렘피카는 본능적으로 라파엘라를 화폭에 담기 시작한다.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지고, 렘피카는 라파엘라를 통해 예술을 넘어선 복잡한 갈망을 느끼고 마음의 혼란을 겪는다. 안정된 가정과 라파엘라로 인해 깨어난 열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렘피카. 그 선택은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는다.

(사진 놀유니버스)

(사진 놀유니버스)

작품은 러시아 혁명과 세계대전의 격변기 속에서도 붓 하나로 세상을 지배하고자 했던 렘피카의 욕망과 사랑의 서사를 그린다. 매혹적인 음악과 화려한 무대, 관능적이고 역동적인 에너지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렘피카는 격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갔던 주체적이고 강인한 여성이다. 극에선 예술과 욕망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뇌했던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내면과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을 그린다.

이번 한국 프로덕션은 뮤지컬 ‘하데스타운’으로 토니어워즈 연출상을 수상한 레이첼 채브킨을 필두로, 약 10여 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친 창작진이 최상의 완성도를 목표로 만들었다.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한 칼슨 크라이저의 탄탄한 극본과 클래식 선율에 팝, 록, R&B를 결합한 작곡가 맷 굴드의 드라마틱한 음악은 단순한 전기 뮤지컬을 넘어선다.

무대 연출은 아르데코 미술의 기하학적 미학을 세련되게 담아냈다. 실제 명화를 감상하는 듯한 정교한 시각적 효과와 과감한 조명은 캐릭터의 내면 심리를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음악적 구성 또한 독창적이다. 클래식한 선율을 바탕으로 현대적 요소가 결합된 넘버들은 격변의 시대 속 인물들이 갈망했던 욕망과 자유의 감정을 청각적으로 각인시킨다.

타이틀롤 ‘타마라 드 렘피카’의 예술적 정체성과 자신의 뮤즈를 향한 마음을 담은 곡 ‘Woman Is’를 비롯해, 그녀의 뮤즈인 라파엘라의 관능적인 에너지가 돋보이는 ‘Don’t Bet Your Heart’, 그리고 혁신을 꿈꾸는 미래주의자 마리네티의 강렬한 신념을 담은 ‘Perfection’ 등 주요 넘버들은 심장을 울리는 강렬한 비트로 인물들의 섬세한 심리를 구현한다.

(사진 놀유니버스)

(사진 놀유니버스)

Info
장소: 코엑스아티움 우리은행홀
기간: ~2026년 6월 21일
시간: 화, 목, 금요일 7시 30분 / 수요일 2시 30분, 7시 30분/ 토, 일, 공휴일 2시, 7시
출연: 렘피카 – 김선영, 박혜나, 정선아 / 라파엘라 – 차지연, 린아, 손승연 / 마리네티 – 김호영, 조형균 등

[ 김은정(칼럼니스트) 사진 놀유니버스]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26호(26.04.2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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