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드라마 ‘슬전생’에 왜 정작 MZ는 공감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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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 7화 예고편 속 1년차 전공의들. 남경(신시아), 이영(고윤정), 재일(강유석), 사비(한예지). 사진 캡션 |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 7화 예고편 속 1년차 전공의들. 남경(신시아), 이영(고윤정), 재일(강유석), 사비(한예지). 사진 캡션 | tvN

“MZ 세대를 너무 단편적으로 묘사하는 것 아닌가.”

화제의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슬전생)이 사회 초년생인 MZ 세대를 단편적으로 묘사하는 경향이 짙다는 이른바 ‘정형화’ 논란에 직면했다. tvN에서 방영 중인 ‘슬전생’은 사회 초년생으로서 ‘병원 전공의’(레지던트)들의 희로애락을 담은 드라마.

일부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슬전생’ 속 MZ 세대 묘사는, 다른 세대가 바라보는 고정된 관점으로 MZ 세대를 다소 편협하게 그리고 있다는 게 요지다.

예컨대 상사 지시에 ‘이걸 제가요?’란 반문으로 응대하는 화법이나 동료 간 회식 기피 등이 그 근거로 꼽히고 있다.

이들 세대 일각에선 ‘슬전생’이 드러내어온 이같은 문제를 짚고는 “MZ가 서사의 중심인 작품이 정작 우리에겐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크다. 이런 시각이 정작 ‘현실과 동떨어진다고’는 볼 수 없지만, 지나치게 ‘단면적’임도 지적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드라마계 안팎에서도 이들 세대가 제기하는 ‘평면화’ 논란에 대해 어느 정도 수긍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 6화 속 구도원(정준원)과 오이영(고윤정). 사진 캡션 |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 6화 속 구도원(정준원)과 오이영(고윤정). 사진 캡션 | tvN

한 관계자는 1일 “MZ 전공의들의 성장을 담은 청춘 드라마란 외연은, ‘세대 속성’이 의사란 직업과 어떻게 상호작용할지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며 하지만 “‘제가요’로 반문부터 하는 대화의 전개 방식이라던가, 동료 간 식사도 업무의 연장으로 간주하는 모습은 MZ 세대 전체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을 정형화할 우려도 있다 보여진다”고 말했다.

‘슬전생’의 이런 설정과 맞물려 드라마 태동이기도 한 ‘슬기로운 의사 생활’ 일명 ‘슬의생’과 비교하는 일도 이뤄지고 있다. 한 시청자는 커뮤니티를 통해 “‘슬의생’에선 ‘먹는 신’이 많아 보는 맛이 있었는데 ‘슬전생’에는 함께 모여 밥 먹는 신이 거의 없다”며 “전공의들이 대체로 ‘식탐’이 없어 그런 건가”라고 꼬집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슬전생’ 1화부터 4화까지는 1년 차 전공의가 함께 식사하며 교류하는 장면이 전무했다. 그러다 4화 말미에 가서야 전공의 엄재일(강유석)을 통해 동료 간 회식 제안이 처음 성사됐다. 6화에선 ‘전공의끼리’ 족발을 먹는 장면이 등장하는 가운데, 남경(신시아)은 족발을 싫어하고 이영(고윤정) 경우 맛만 보고 ‘일어날 예정’이란 개인 의사 표시가 도드라지게 묘사된다.

그럼에도 ‘슬전생’은 지난 4월 3.7% 대의 전국 시청율(닐슨 코리아)을 기록하며 출발, 매회 점진적 우상향을 그리며 인기 드라마로 자리잡은 인상이다. 굿데이터 코퍼레이션이 발표한 펀덱스(FUNdex)의 TV-OTT 통합 화제성 순위에서도 ‘슬전생’은 최근 2주 연속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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