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RN, 해양조류서도 뽑는다…파마리서치에 도전장 낸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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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신 카이스트 석좌교수 연구팀이 8일 제주 해양 미세조류에서 추출한 식물성 PDRN과 이를 적용한 탈모 케어 샴푸 '그래비티' 신제품을 공개하고 있다.  폴리페놀팩토리 제공.

이해신 카이스트 석좌교수 연구팀이 8일 제주 해양 미세조류에서 추출한 식물성 PDRN과 이를 적용한 탈모 케어 샴푸 '그래비티' 신제품을 공개하고 있다. 폴리페놀팩토리 제공.

연어 등 동물에서 주로 얻던 재생 소재 PDRN을 미세조류에서 추출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통상의 PDRN보다 상처 회복 기능이 1.5배 높은 친환경 원료다. 뷰티 테크 기업 폴리페놀팩토리는 이를 활용한 탈모 케어 샴푸 신제품을 출시했다.

폴리페놀팩토리는 8일 해양 미세조류에서 유래한 PDRN 원료로 만든 신제품을 내놨다. 이 회사 창업자인 이해신 KAIST 화학과 석좌교수가 소속된 연구팀이 기술 개발을 주도했다.

PDRN은 연어 정소나 식물 등에서 얻는 DNA 조각이다. 손상된 세포의 회복과 조직 재생을 돕는 기능이 있어 피부·미용·의료 분야에서 재생 원료로 주목받아 왔다. 그간 국내에서 PDRN을 직접 생산하는 기업은 파마리서치가 유일했다.

이 교수 연구팀은 이 성분을 제주 해양 미세조류에서 추출하는 데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연어에서 추출한 PDRN보다 상처 회복 효능이 1.5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원료로 만든 탈모 케어 샴푸 그래비티 신제품은 작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약 6개월간 인체 적용 시험을 거친 결과 사용 2주 만에 모발 탈락률이 약 74% 줄어들었다.

연어도 식물도 아니다…기존 PDRN의 한계

PDRN은 우리 몸의 특정 수용체(아데노신 A2 수용체)에 작용해 염증성 신호물질(사이토카인)을 줄여 항염증 환경을 만든다. 손상 부위의 혈관을 넓히고 새로 만들어내는 역할도 한다.

문제는 원료를 어디서 얻느냐다. 시중 PDRN의 상당수는 연어에서 나온다. 연어 정소(정액)에서 DNA를 추출하는 방식이라 해부·채취 과정을 거쳐야 한다. 어종과 시기에 따라 공급이 불안정하고, 동물 복지·해양 자원 측면에서 지속가능성과 윤리성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대안으로 떠오른 식물 유래 PDRN도 한계가 뚜렷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장미·인삼·녹차·병풀·피오니 등에서 추출하지만, 식물추출물과 'sodium DNA'가 함께 표기되는 경우가 많아 순수 PDRN 함량이 적다. 복합 원료 구조여서 분석 자료 없이는 순도나 함량을 검증하기 어렵다.

제주 미세조류가 만든 고순도 PDRN

연구팀이 찾은 답은 제주 김녕 앞바다의 해양 미세조류다. 미세조류는 성장 속도가 빠르고 연중 배양이 가능해 대량 생산에 유리하다. 자연을 최대한 해치지 않으면서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교수 연구팀은 미세조류 DNA로 만든 PDRN의 순도가 99.9%에 달한다고 밝혔다.

제주 해양 미세조류에서 추출한 PDRN을 적용한 탈모 케어 샴푸 '그래비티'.  폴리페놀팩토리 제공.

제주 해양 미세조류에서 추출한 PDRN을 적용한 탈모 케어 샴푸 '그래비티'. 폴리페놀팩토리 제공.

연구팀은 여기에 자체 기술인 '코아세르베이트 어드헤시브 PDRN'을 더했다. 물에 잘 녹는 PDRN을 폴리페놀과 결합해, 머리를 감은 뒤에도 두피와 모발 표면에 코팅처럼 달라붙어 있도록 만든 전달 기술이다. 쉽게 말해 샴푸를 씻어내고 PDRN 성분이 두피에 남아 있도록 설계했단 얘기다. 실제 실험에서 일반 PDRN은 세정 후 씻겨 내려갔지만, 폴리페놀과 결합한 제형은 모공 주변에 그대로 남았다.

이 기술을 처음 적용한 제품이 그래비티 신제품이다. 이 제품은 독일 더마테스트 최고등급과 프랑스 비건 인증, 무독성 테스트를 통과했다.

올해 매출 400억 목표…"미·일 찍고 유럽간다"

상용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폴리페놀팩토리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일본·대만 등에 제품을 수출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매출은 약 11억원, 목표 연 매출은 400억원이다. 이 가운데 해외에서 약 30억원을 거둔다는 계획이다. 현재 수출 물량으로 4만 개를 준비 중이며, 연말까지 10만 개로 늘릴 방침이다.

이미진 전무는 "수출을 활발히 추진하겠다"며 "미국과 일본에서 인지도를 확실히 쌓은 뒤 유럽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페놀팩토리는 샴푸를 시작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안과용 소재(2028년 목표)를 비롯해 지혈제, 관절·연골 치료 등 의료 분야까지 PDRN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강윤지 기자 yuntor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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