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한국시간) 몬테레이 스타디움서 펼쳐진 남아공-한국전 기자석에 제공된 중계 화면에는 남아공 선수단이 경기장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린 뒤 라커룸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노래를 부르며 호흡을 맞춰 한 발씩 천천히 전진하는 전통 안무인 ‘귀조’조‘를 선보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몬테레이|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몬테레이=스포츠동아 백현기 기자] 경기 전 사기를 끌어올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전통이라지만, 한국 선수의 공식 인터뷰가 진행 중인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까지 이어진 고성과 노랫소리는 선을 넘은 행위였다.
남아공은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서 한국을 1-0으로 꺾었다. 1승1무1패(승점 4)를 기록한 남아공은 1승2패(승점 3)에 그친 한국을 제치고 조 2위로 32강 토너먼트 직행에 성공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의 분위기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남아공 선수단은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기쁨을 만끽했고, 한국 선수들은 조 3위로 밀려 다른 조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현실에 무거운 표정으로 인터뷰 구역을 지나갔다. 황인범(30·페예노르트) 등 일부 선수가 취재진 앞에 섰다.
문제는 그 순간 벌어졌다. 믹스트존을 빠져나가던 남아공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환호와 함성이 인터뷰 구역 전체를 뒤덮었다. 황인범의 목소리가 취재진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정도였다.
한국 취재진은 남아공 대표팀 관계자에게 “인터뷰가 진행 중이니 소리를 조금만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해당 관계자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고, 현장 분위기는 잠시 냉랭해졌다. 이를 지켜보던 황인범도 상대를 향해 인터뷰가 진행 중이라는 취지의 의사를 전달했고, 양측 사이에는 짧은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후 한국 대표팀 관계자가 중재에 나서면서 상황은 마무리됐고, 남아공 선수단이 모두 빠져나간 뒤에야 인터뷰가 정상적으로 이어졌다
남아공 선수들의 흥겨운 노래는 경기 전에 진행하는 일종의 의식이다. 남아공 선데이월드의 시야상가 모노알리베 기자는 “남아공에서는 선수단이 경기 전부터 함께 노래를 부르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문화가 있다. ‘귀조(Gwijo)’라고 부르는 전통적인 응원 방식으로 거의 매 경기 전에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남아공-한국전 기자석에 제공된 중계 화면에는 남아공 선수단이 경기장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린 뒤 라커룸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같은 노래를 부르며 호흡을 맞춰 한 발씩 천천히 전진하는 전통 안무를 선보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승리 후 흥분된 분위기 속에서 다시 같은 노래를 부른 것 역시 자국의 문화와 전통이 이어진 모습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장소와 상황은 달랐다. 당시 믹스트존에서는 패배한 한국 선수들의 공식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었다. 월드컵 공동취재구역은 승패와 관계없이 양 팀 선수들이 취재에 응하는 공간이다. 승리의 기쁨을 표현하는 것과 상대 선수의 인터뷰를 방해할 정도의 고성과 노랫소리를 내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남아공 선수단의 환호는 때와 장소를 고려하지 못한 행동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몬테레이|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1 day ago
4
![[SD 과달라하라 인터뷰] “남아공전 뒤 누구도 쉽게 입 열지 못했다”…첫 월드컵 김진규가 느낀 인고의 시간](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26/06/28/134193546.1.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