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정관 개정으로 지배구조 개편… 주주·이사회 권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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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제19차 정기주주총회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가 2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제 19차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가 2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제 19차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지배구조 전반을 손질했다. 상법 개정 취지에 맞춰 정관을 고치면서 이사회 독립성을 높이고 주주 권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경영 체계를 재편했다.

SK이노베이션은 2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제19차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일부 개정안을 포함한 6개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번 정관 개정의 핵심은 주주와 이사회 간 권한 균형 재조정이다.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명시 △집중투표 배제 규정 삭제 △전자주주총회 도입 △자기주식 보유·처분 근거 신설 등 네 가지가 주요 내용이다.

이는 지난해 단행된 상법 개정 흐름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7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넓히고 전자주주총회 의무화, 독립이사 제도 강화 등을 담은 1차 개정안이 통과됐고 8월에는 자산 2조 원 이상 대규모 상장사에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는 2차 개정안도 국회 문턱을 넘었다. SK이노베이션이 이번 정관 개정으로 이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셈이다.

항목별로 보면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명시는 기존에 ‘회사’에만 지던 이사의 의무를 주주에게까지 확장했다. 합병·분할 등 자본 거래 시 소수주주를 부당하게 침해할 경우 이사가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의미다. 집중투표 배제 규정 삭제는 효과가 가장 직접적이다. 집중투표제는 2인 이상 이사 선임 시 주주가 의결권을 특정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는 제도로 대주주 독점 구조를 견제하는 수단이 된다. 그동안 대부분의 기업이 정관으로 이를 배제해왔으나 SK이노베이션이 해당 조항을 삭제하면서 소수주주의 이사 선임 참여 통로가 열렸다.

전자주주총회 도입은 주주 참여의 문턱을 낮추는 조치다. 관련 의무화 조항은 실무 준비 기간을 고려해 2027년 1월 시행 예정인데, SK이노베이션은 법 시행에 앞서 정관에 근거를 먼저 마련했다. 지방이나 해외 거주 주주들도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돼 주주 참여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자기주식 보유·처분 근거 신설은 자사주 활용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포함한 3차 상법 개정 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근거 조항을 마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사회 독립성도 강화됐다. SK이노베이션의 사외이사 비율은 이번 주총 이후 60%를 넘어섰다. 상법 개정으로 자산 2조 원 이상 대규모 상장사는 이사 과반수를 독립이사로 구성해야 하는 요건이 생겼는데, SK이노베이션은 이미 이 기준을 웃돈다.신규 선임된 장용호 사내이사는 SK실트론·SK머티리얼즈 대표이사를 거친 에너지·화학 분야 전문가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전기화 사업 등 현안 과제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외이사로는 P&G 한국 대표이사 출신의 김주연 이사와 듀폰코리아·파이퍼베큠코리아 대표이사를 역임한 이복희 감사위원이 각각 재선임됐다.

추형욱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는 “본원적 경쟁력과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해 나가는 동시에 책임감 있는 경영과 투명한 소통을 지속하겠다”면서 “주주 여러분께 더 큰 가치를 돌려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소영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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