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한미반도체에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용 TC(열 압착) 본더 장비를 발주했다.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한 상황에서 생산능력(CAPA)을 확대하기 위해 추가 설비 투자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올 1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한미반도체의 실적 개선 기대도 커질 전망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와 442억원 규모의 'HBM4 제조용 TC 본더 4.5 그리핀(GRIFFIN)'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규모는 지난해 한미반도체 매출액의 7.7%에 해당한다. TC본더 대당 가격이 약 30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계약 물량은 15대 안팎으로 추정된다.
TC본더는 열과 압력을 가해 D램을 수직 적층하는 장비로 HBM 생산의 핵심 공정에 사용된다. 한미반도체가 SK하이닉스로부터 HBM용 TC본더 공급 계약을 공시한 것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앞서 지난 1월에도 96억5000만원 규모의 HBM 제조용 TC본더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공시에는 'HBM4 제조용'이라는 문구가 명시됐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HBM4 CAPA 확대를 위한 설비 투자에 본격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했지만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수요는 여전히 확대되는 추세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일 방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가 모두 HBM4 퀄리피케이션 테스트를 통과해 양산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수주는 한미반도체의 실적 반등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미반도체의 올해 1분기 매출은 509억원으로 전년 동기(1474억원) 대비 65.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5억원으로 1년 전(696억원)보다 87.9% 줄었다.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급락하자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은 자사주를 추가 매입하기도 했다. HBM4 투자가 2분기 이후 본격화하면 한미반도체의 장비 출하도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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