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스닥 상장으로 265억달러(약 40조원)를 조달한 SK하이닉스가 국내 투자 집행을 위해 대규모 달러를 원화로 환전할 예정이어서 외환시장 안정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10일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을 통해 확보한 공모 자금을 14일 납입받는다. 조달 자금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청주 첨단 패키징 공장, 극자외선 노광장비 도입 등 국내 투자에 활용될 예정인 만큼 일정 규모의 달러가 원화로 환전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납입되는 달러는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분기 하루 평균 원·달러 현물환 거래 규모(332억8000만달러)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대규모 달러 유입이 원·달러 환율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외환시장에서는 ADR 발행이 확정되기 전부터 선물환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이달 초 장중 1560원 안팎까지 하락했던 달러당 원화값이 1400원대로 오르기도 했다. 선물환 매도는 앞으로 들어올 달러를 미리 정해둔 환율에 팔기로 약정하는 거래인데, 계약 상대인 은행이 환위험을 상쇄하기 위해 현물시장에서 달러를 미리 내다 팔기 때문에 실제 자금이 유입되기 전부터 환율을 끌어내리는 효과가 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환전 시기와 규모를 신중하게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환전 일정과 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투자 집행 일정과 외화 결제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회사는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정부와 외환당국의 요청이 있을 때 이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ASML 노광장비 구매 등 외화 결제가 필요한 투자도 예정돼 있어 조달 자금 전액이 원화로 환전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실제 환전은 이달 하순부터 8~9월까지 분산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박소라 기자 / 공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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