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민심]
국힘 당권-쇄신파 갈등 재점화
張 멀리한 오세훈-박완수 당선… 공들였던 충청권 4명은 전멸
당내 “지도부 속히 거취 결정을”… 張 “새 길 찾겠다” 일단 버티기
● 張 손길 안 닿은 곳에서 승리
4일 지방선거 결과가 나오자 당내에선 “대구·경북 빼고 장 대표가 안 간 곳만 승리했다”는 얘기와 “장 대표의 지원이 ‘마이너스’가 됐다”는 분석이 동시에 흘러나왔다. 장 대표가 방문하지 않았거나 방문했어도 후보와 함께 유세를 하지 않은 곳에서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이긴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초박빙 승부 끝에 이긴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이 대표적이다. 장 대표가 서울에서 유세 일정을 소화할 때 오 당선인은 단 한 차례도 함께하지 않았다. 오 당선인은 공천 단계부터 혁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는 등 일찌감치 ‘탈장’(탈장동혁) 노선을 명확히 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 당선인도 선거 기간 내내 장 대표와 거리를 뒀고, 장 대표도 공식 선거운동 기간엔 경남 지역을 방문하지 않았다. 반면 장 대표가 9번이나 찾으며 공들였던 충청권 후보 4명은 전멸했다. 장 대표와 유세를 함께하며 손을 맞잡았던 후보 중에는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당선인만 승리했다.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중도 보수 색채가 강한 유의동 당선인이 경기 평택을에서, 장 대표 체제에서 제명당한 무소속 한동훈 당선인이 부산 북갑에서 각각 당선됐다. 장 대표와 정면으로 각을 세우거나 거리를 뒀던 인사가 다수 당선되는 결과가 나오자 장 대표 책임론이 더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한 재선 의원은 “오 시장의 승리 역시 장 대표와 일정을 함께하지 않은 게 이유로 분석된다”며 “장 대표의 손길이 닿은 지역은 더 어려워졌다. 장 대표가 선거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 “희망 불씨 지켜내” vs “지도부 총사퇴해야”
그러나 장 대표는 4일 페이스북에 “모든 상황이 어려웠던 이번 선거였지만, 우리는 희망의 불씨를 지켜냈다”면서 “저에게 주어진 막중한 책임을 외면하지 않고, 당원들과 함께 우리가 나아갈 새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핵심 승부처였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했고, 텃밭인 대구·경북 수성에 성공한 만큼 사퇴론에 선을 그은 것. 장 대표 측은 대통령 탄핵과 대선 패배 직후라는 조건이 비슷했던 2018년 지방선거보다 나은 성적을 거둔 만큼 책임론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기류다. 2018년 지방선거 때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대구와 경북 등 두 곳만 수성해 홍준표 당시 대표가 사퇴한 바 있다. 당내에선 사퇴 요구가 쏟아졌다. 친한(친한동훈)계 초선 안상훈 의원은 페이스북에 “민심은 천심, 당 지도부는 거취를 속히 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혁 성향 모임 ‘대안과 미래’ 소속 초선인 김소희 의원도 페이스북에 “민심의 회초리, 국민의힘 지도부 총사퇴해야”라고 적었다.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6·3 선거는 장동혁 체제로 대표되는 ‘윤 어게인’ 세력에 대한 ‘정치적 파산’ 선고”라고 밝혔다.국민의힘 소속 전체가 참여한 텔레그램 단체방에서는 중진 의원들의 쇄신 압박이 터져 나왔다. 경남 3선 윤한홍 의원은 “당을 혁신하고 재편하지 않으면 다음 선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원 4선 한기호 의원은 “다음을 위한 환골탈태는 필수”라고 썼다. 당권파와 소장파 간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16일 임기가 만료되는 송언석 원내대표의 후임 선출 선거가 양측의 대결 무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4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었으나, 장 대표 거취 등에 대해선 별다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오전까지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된 항의에 나섰던 장 대표는 휴식 등을 이유로 의원총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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