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가 한국학 전공 졸업생을 처음 배출한다. 일제강점기였던 1943년 미국 대학 최초로 한국어 수업을 개설한 지 83년 만이다.
UC버클리 동아시아학과는 19일 열리는 졸업식에서 한국학을 복수 전공한 학생 3명이 처음으로 한국학 학사 학위를 받는다고 11일(현지 시간) 밝혔다. 한국학 전공은 지난해 가을학기에 신설됐다.
안진수 UC버클리 동아시아학과 교수는 “버클리에 한국학 전공이 개설된 것은 늦은 감이 있지만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고국이 일제강점기였던 1943년 미국 대학 최초로 한국어 수업을 시작한 곳이 바로 버클리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UC버클리의 한국어 교육은 독립운동가 고(故) 최봉윤 선생(1914∼2005)이 1943년 동양어학과(현 동아시아학과)에 한국어 수업을 개설하면서 시작됐다. 수업을 위해 미국 최초의 한국어 대학 교재인 ‘초등한글 교과서’를 직접 집필했다. 당시 현지에는 한글 활자가 없어 본문은 최 선생의 부인 최용자 여사가 손글씨로 썼다. 1941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미국 내 각 한인단체를 통합한 재미한족연합위원회에 가입해 활동한 최 선생은 1995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1943년 최 선생과 단 18명의 수강생으로 시작한 한국어 수업은 K컬처의 세계적 인기에 힘입어 현재 연 400~500명이 수강하는 인기 강좌로 발돋움했다. 현재는 한국어 강사 7명이 수업을 맡고 있으며, 매년 ‘한국의 날(Korean Day)’ 행사도 열고 있다.
윤동주 (출처: Yun Dong-ju,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첫 한국학 전공 졸업생인 김소영(미국명 엘리스 김) 씨는 “근현대사뿐 아니라 향찰 같은 고대 표기법, 고전문학 1차 사료까지 직접 연구하며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깊이 있게 접근하는 UC버클리의 한국학 커리큘럼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국학 전공 졸업생인 조앤 문 씨도 “윤동주 시인의 시를 공부하고 식민 지배, 6·25전쟁과 분단의 역사를 배우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되찾고 미래까지 설계하게 됐다”고 전했다.UC버클리에는 아직 한국학 대학원 과정이 개설돼 있지 않다. 안 교수는 학부 전공 신설에 이어 대학원 과정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