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이란 정부의 불신과 종전 조건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가 워낙 커 결국 협상이 불발돼 미국의 이란 공격이 재개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고위 당국자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타결에 회의적인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협상 시한 내 이란이 미국의 종전 요구를 수용하지 않아 8일(현지시간) 저녁 이란에 대한 공습 명령이 내려질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성실하게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만약 그렇지 않다면 모든 것을 파괴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백악관 부대변인 애나 켈리는 “트럼프 대통령만이 무슨 일을 할지 알고 있으며 내일(8일) 밤 이란 다리와 발전소가 파괴될지가 전 세계에 알려질 것”이라고 했다.앞서 이란은 미국의 휴전 제안을 거부했고 종전 합의도 즉각 무산됐다. 이란 군부는 전날 “망상에 사로잡힌 미국 대통령의 무례하고 오만한 문체와 근거 없는 위협”이라며 “이는 미국과 시온주의 적(이스라엘)에 맞서는 이슬람 전사들의 공세 및 격파 작전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란의 이 같은 협상 거부 및 고압적 태도는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만든 결과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해 6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 개발 중단을 위해 이란 핵 시설 세 곳을 공격했다. 이란의 핵 시설이 사실상 무력화됐음에도 올 2월에는 한 달 동안 대규모 미군 증강을 단행했고 이란에 대한 공격을 단행했다. 최근 협상 시한도 임의로 조정하는 등 오락가락한 행보를 보이며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지난해 휴전 협정 체결 이후에도 불구하고 단행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하마스 공격에 대해서도 미국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WSJ는 일련의 이런 사건으로 이란은 협상 타결 이후에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될 것이란 의심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세계 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미국의 입장을 좁게 만드는 ‘유효한 카드’라는 것을 이란이 인지했다는 점도 이번 협상 타결 가능성을 낮게 만들고 있다. 이란 전쟁 장기화가 트럼프 행정부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해협 폐쇄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수급 불안, 미국 내 물가 인상 등이 올 11월 중간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WSJ은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고 싶어 안달이 나 있다. 그는 미국 국민들이 군사 작전에 큰 반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 부활절 행사 참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란의 석유를 차지하고 싶지만, 미국인들이 전쟁 종식을 원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철군을 시사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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