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각국과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 “협상이 너무 오래 걸리면 그냥 가격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상호관세 90일 유예기간에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미국이 일방적으로 정한 관세율을 적용하겠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 매콤 카운티의 한 체육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집회에서 “우리는 그냥 가격을 정할 수 있지만 난 공손하고 친절해지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첫 임기 때 미국 가전업체 월풀을 위해 삼성, LG 등 한국산 세탁기에 관세를 부과한 일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엔 3000여 명의 지지자가 몰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90분간 이어진 연설에서 “우리는 100일 만에 워싱턴에서 100년 만에 가장 심오한 변화를 이뤄냈다”며 정책 성과를 자화자찬했다.
관세 정책과 관련해선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과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에도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었다”며 “그가 대통령이던 시절 우리 경제는 망가졌고 국경은 무방비였다”고 폄훼했다.
기준금리 인하 압박에 응하지 않는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을 재차 공격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 일을 잘 못하는 Fed 인사가 있다”며 “난 그보다 금리에 관해 훨씬 많이 안다”고 했다.
최근 40%대로 집계된 자신의 지지율을 두고서는 “나는 우리가 60∼70%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때 로고송인 ‘YMCA’ 노래에 맞춰 팔을 앞뒤로 흔드는 자신의 시그니처 춤을 선보이기도 했다. 집회장 밖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3선’을 암시하는 ‘트럼프 2028’ 문구가 적힌 티셔츠와 모자가 팔렸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