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군 前군사정보국장 류더량 주장
“감찰·보안 인력 및 예산 확충하고 정보기관 역량 강화를”
대만에 잠복해 활동중인 중국 간첩 숫자가 5000명이 넘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21일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류더량 전 대만 군사정보국(MIB) 국장은 국가안보 관련 부처가 과거 대만에 잠복한 중국 간첩 수를 약 5000명이라고 추산한 적이 있는데 현재 양안(중국과 대만) 정세를 감안하면 이 수가 훨씬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이들이 정부, 정당, 싱크탱크, 기업 등을 공격 목표로 설정하고 잠입했다면 그 위협은 상상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류 전 국장은 양안의 정보 작전에서 ‘정보’만 중시하고 ‘방첩’을 경시해서는 안 된다며 감찰과 보안 인력 및 예산을 확충해 대만 정보기관인 국가안전국(NSB)의 통합지도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간첩 사건의 경우 증거 포착에만 2∼3년이 소요된다”며 이를 해결한다는 것은 국가안보 관련 방첩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중국이 대만 군인을 간첩으로 포섭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법 중 하나로 미인계를 지적했다.
류 전 국장은 2011년 1월 뤄셴저 전 육군사령부 통신전자정보처장(소장급)이 태국에서 미인계 등에 넘어가 중국을 위해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구속됐다고 말했다.
앞서 1980∼1990년대 NSB의 7대 쑹신롄, 8대 인쭝원 국장은 중국 간첩 5000명이 대만에 잠복해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천수이볜 총통 시절인 2003년 국방부 군정부부장(차관 격)을 역임한 린중빈도 잠복한 중국 간첩이 5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린 전 부부장은 과거 그가 참석한 총통부(대통령실 격), 대만의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 등의 회의 자료가 매우 빨리 외부로 유출된 경험을 고려할 때 대만에 잠복한 중국 간첩이 많다는 것을 믿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NSB는 지난 1월 ‘중국 간첩 사건 침투 수법 분석’ 보고서에서 관련 기소와 인원 수는 2021년 3건 16명, 2022년 5건 16명, 2023년 14건 48명에서 지난해 15건 64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