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에 대한 유죄 판결로 피선거권이 박탈된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의원(사진)이 자신을 미국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에 빗대며 정치 투쟁을 예고했다. 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르펜 의원은 이날 이탈리아 극우정당 '동맹'과 영상회의를 하면서 "오늘날 위협받고 있는 것은 프랑스 국민의 시민권"이라며 "우리는 마틴 루서 킹처럼 시민권을 위해 비폭력적으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자신을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독재에 대항하다가 지난해 감옥에서 의문사한 알렉세이 나발니에 비유하기도 했다.
킹 목사는 흑인에 대한 법적 차별과 린치 등 폭력이 만연하던 시기인 1950∼1960년대 미국 내에서 흑인 민권운동을 이끈 인물이다. 1964년 노벨평화상을 받았으나 4년 뒤 백인우월주의자에 의해 암살당했다.
RN은 이날 파리 보방광장에서 르펜 의원을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내가 마린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르펜 의원은 집회 연설에서 "나는 30년간 불의에 맞서 싸웠다."이라고 말했다.
[문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