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7년만에 방북]
시진핑, 北中관계 영향력 재확인… 동북아 질서 재편 주도권 선점 노려
김정은, 북핵 용인 쐐기 계기 삼을듯
中의 동해 진출-관광 확대 구체화… 北中 군사적 동맹 수준 강화 가능성

● 習-金, 경제-안보 협력 논의 구체화
5일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중련부)와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의 초청으로 8, 9일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고 일제히 밝혔다. 시 주석은 2008년 국가부주석으로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2012년 국가주석 취임 이후엔 2019년 6월이 처음이자 마지막 방북이었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의 동해 진출을 위한 ‘북-중-러 두만강 프로젝트’, 중국인의 북한 관광 확대 등 실질적인 경제 협력이 구체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베이징에서 정상회담 후 발표한 중-러 공동성명에서 “1991년 체결한 국경 동부 구간 협정에 따라 조선(북한)과 함께 두만강 출해(出海) 문제에 관한 3자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동해로 직접 나가는 해양 통로가 열린다는 것은 중국의 전략적 종심이 한반도 동쪽 바다까지 확장된다는 의미”라고 했다.
안보 협력도 회담 테이블에 올라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가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 조항이 담긴 북-중 우호조약 65주년인 만큼 동맹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에 합의하며 사실상 미국과 대등한 패권국 지위를 선언한 가운데 중국은 최근 미국의 대중 견제 블록 확대에 대응한 ‘공세적 외교’로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추진하는 일본의 재군사화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 위원장도 이 같은 반일 메시지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그동안 한미일 안보협력과 일본의 재무장화가 한반도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비핵화’ 미언급 시 북핵 용인 쐐기시 주석을 초청한 김 위원장은 이번 회담을 중국의 북핵 용인에 쐐기를 박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지난 4차례 북-중 정상회담에서 일관되게 강조해 왔던 ‘한반도 비핵화’ 용어가 지난해 9월 정상회담에서 자취를 감춘 가운데, 이번에도 비핵화가 언급되지 않으면 사실상 북핵 인정 시그널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북한의 핵 도발 행위에 불편한 기류를 숨기지 않았던 중국이 시 주석 방북 직전인 4일 북한의 영변 내 새 핵시설 공개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점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병광 위원은 “김 위원장은 시 주석 방문을 체제 정당성의 국제적 확인으로 활용하면서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사실상 인정받는 방향으로 대화의 틀을 설계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양국 상호 이익과 경제무역 협력을 심화해 더 많은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고 밝힌 만큼 북한은 9차 당대회에서 내건 ‘국가 발전’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북 제재를 우회하는 경제 협력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중국이 노골적으로 대북 제재를 위반하지 않는 만큼 관광 등 회색 지대 협력이 논의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북-중 관계 경색과 대북 제재로 중국이 비협조적이었던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인 북한 노동자의 중국 파견 문제가 양 정상 간 논의로 해소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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