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쓰비시자동차가 엔진을 포함한 부품 사업까지 운영을 중단하며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1973년 트럭 수출을 시작으로 중국 시장에 발을 들인 지 50여 년 만이다.
23일 중국 현지 매체를 종합하면 미쓰비시자동차는 전날 선양항톈미쓰비시자동차엔진제조유한공사(선양항톈미쓰비시)와의 합작 관계를 종료하고, 이 회사의 엔진 생산 및 공급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선양항톈미쓰비시는 1997년 미쓰비시가 중국 항톈자동차 등과 손잡고 세운 합작사다. 1998년부터 중국 내 주요 제조사에 엔진을 공급해왔다. 미쓰비시자동차는 2023년 완성차 생산·판매를 접은 이후에도 이 합작사를 통해 부품 사업을 이어왔으나 이번 조치로 남은 사업마저 정리하게 됐다. 미쓰비시자동차는 전기차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는 중국 자동차산업의 흐름에 따라 전략적 재평가를 거쳐 철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국 매체 샤오샹천바오는 “과거 미쓰비시 엔진을 사용하던 지리자동차, 창청, 비야디(BYD) 등 중국 브랜드들이 이제는 독자 엔진 기술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쓰비시의 중국 진출은 1973년 중형 트럭 수출로 시작됐다. 1983년 베이징자동차공업공사와 협력해 처음으로 중국 내 생산과 판매를 개시했고, 2012년 광저우자동차그룹(GAC)과 합작해 출범한 광치미쓰비시를 통해 본격적인 현지화에 나섰다. 광치미쓰비시는 2018년 연간 판매량 14만 대를 넘어서며 절정기를 맞았지만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내수 부진과 현지 브랜드의 기술력 향상, 전기차 시장 급성장 등에 밀려 고전했다. 결국 이 합작사도 2023년 해체됐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