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워크숍에서 적극 행정 강조
“난 젊은 감각 잃지 않으려 댓글 열심히 읽어”
이 대통령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민주권시대 공직자의 길’ 고위공직자 워크숍에서 “모든 예산과 권한은 오로지 국민을 위해 쓰라고 우리 헌법에, 온갖 지침·방침·지시 사항에 다 써놨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꽤 있다”고 했다.
이어 “내 마음대로란 생각을 하게 되면 권한을 남용하거나 예산을 낭비하거나 아니면 좀 더 한 발짝 나가면 부정부패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그게 공동체 대한민국 국가에 큰 손실을 주고 제 경험으로 보면 잘 은폐가 안 된다. 그 소문이 다 난다”며 “‘이거 비밀이야. 절대로 남한테 얘기하면 안 돼. 부인도 모르게 해야 해’라는 꼬리가 붙어 온 동네에 다 퍼져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인사를 한 서너 번 하니까 방향이 쫙 잡혀서 한 2년 지나니까 진짜 성과가 나더라”며 “공무원들은 진짜 열심히 했다. 법률의 범위 내에서. 어쨌든 그렇게 변하더라. 저는 이게 조직이 크든 작든 똑같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제일 중요한 게 인사”라며 “능동적으로 적극적으로 자발적으로 이렇게 행동하는 사람하고 반대로 소극적으로 정해진 것만 무리 없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성과를 내는 데 진짜 큰 차이가 있다”고 했다.이 대통령은 “고위 공무원이 되면 제일 뛰어난 사람이 맞다. 제일 많이 안다”면서도 “문제는 거의 다 과거라는 것이다. 현재 또는 예측해야 될 미래에 관한 지식, 현실 이런 것은 고위로 올라갈수록 잘 모른다”고 했다.그러면서 “저는 이런 함정에 안 빠지려고 댓글을 열심히 읽어본다. 거기에 아이디어가 반짝반짝이는 게 많다”며 “젊은 감각, 현장 감각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정말 시간을 많이 쓰는 편”이라고 했다.
또 이 대통령은 “제가 전화기를 지금 수십 년째 같은 걸 쓰고 있는데 제가 대통령이 되면서 바꿀까 하다가 아직은 안 바꾸고 있다. 그래서 이런저런 메시지가 많이 온다”며 “웬만하면 다 읽어 본다”고 했다.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선불카드를 지급하면서 금액별로 카드 색상에 차이를 둬 수령자의 소득 수준을 노출시킨 데 대해 언급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 사람은 지원 받는 사람입니다’ 벌겋게 표시하면 그 사람이 얼마나 상처를 받겠나. 이런 걸 낙인이라고 한다”며 “행정을 수요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정책도 만들고 집행하면 진짜 칭찬을 받는다”고 했다.이 대통령은 핵심 측근이자 ‘성남 라인’인 김현지 대통령총무비서관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우리는 우리의 것을 주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자체장 당시) 결식아동카드란 게 딱 표시가 돼 있었다. 그걸 제가 김 보좌관이 지적해서 고쳤다. (결식아동카드를) 일반 신용카드랑 똑같이 만들어서 줬다”며 “(지급 대상자가) 너무 좋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우리는 뭔가를 주는 쪽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 공급자의 입장”이라며 “우리의 것을 준다고 착각에 빠지는 경우가 가끔씩 있는데 그 생각을 진짜 완벽하게 버려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직권남용의 남용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만들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조금만 뭐 있으면 권력을 남용했다(고 한다)”며 “불안해서 지시를, 지휘를 어떻게 하느냐. 이 직권남용죄의 남용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 또는 관행을 반드시 만들어 내야 되겠다”고 했다.
정봉오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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