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서남부 자르브뤼켄시의 자를란트 주립극장이 한국인 지휘자 양유라(36·사진)를 총음악감독으로 선임했다. 1897년 개관 이후 처음으로 선임된 여성 총음악감독이다. 한국인 지휘자로서도 독일 오페라극장에서 극장의 음악적 방향성과 오케스트라 운영 전반을 총괄하는 총음악감독 자리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계약 기간은 2027년 8월부터 2030/31시즌까지다.
양유라 지휘자는 2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최초라는 말은 굉장히 대단해 보이지만 제가 이 자리에 서기까지 길을 닦아준 선배 여성 지휘자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며 “저 역시 후배들을 위해 길을 넓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배들의 도움을 내세웠지만 양유라 스스로도 독일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아헨, 카를스루에, 라이프치히 극장에 입성할 때도 해당 극장의 ‘첫 여성 수석지휘자(카펠마이스터)’였다. 양유라는 자를란트 주립극장에서 심포니 콘서트 객원지휘자로 활동하다가 공석이던 총음악감독 자리를 제안받았다.
그가 오페라 지휘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총체예술로서의 균형”이라고 했다. 피트 안의 오케스트라를 통제하는 것을 넘어 무대 위 성악가, 연출가의 해석, 그리고 관객에게 전달되는 동시대적 메시지가 삼위일체로 움직여야 한다는 지론이다.
그는 “오페라는 수백 년 전의 이야기지만, 이를 오늘날의 시선으로 재해석해 관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지휘자의 역할”이라며 “평소 연출가와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음악을 만들어가는 편”이라고 말했다.
조동균 기자 chodog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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