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종전협상 분수령
美 공습에…이란, 보복 예고
양측 협상 불씨는 계속 유지
트럼프 내각회의 결과 촉각
이스라엘, 연일 레바논 폭격
中왕이 "종전 협의 길어질것"
미국과 이란이 막바지 종전 협상을 진행하는 가운데 군사적 충돌로 긴장감이 고조되며 살얼음판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이란 선박 타격에 맞서 이란이 보복을 예고하며 확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지만 양측 모두 협상 기조를 유지하며 당분간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 백악관에서 내각 회의를 주재한다. 애초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기상 악화로 백악관으로 변경됐다. 내각 회의에서는 협상 전략이나 공습 재개와 같은 미국의 옵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양국은 휴전 60일 연장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 개방, 대이란 제재 해제, 핵 협상 등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 위해 협의를 지속하고 있지만 쟁점마다 이견이 불거지며 난항을 겪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농축 우라늄을 미국으로 가져오는 대신 이란에서 폐기하는 양보안까지 제시하며 협상 기대감을 높였지만 미국이 이란 남부 지역을 공습하면서 긴장감이 다시 커진 상황이다.
당장 이날 이란 외무부는 보복까지 시사하며 항의 수위를 높였다. 성명을 통해 "지난 48시간 동안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 지역에서 휴전 합의를 심대하게 위반했다"고 강력 반발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권은 이런 침공 행위의 모든 후과를 책임져야 한다"며 "이란은 어떤 침략에도 좌시하지 않고 우리의 온전함을 방어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을 겨냥한 폭격을 강화하며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이날 레바논 정부는 이스라엘의 공세로 남부 지역에서 31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특히 이스라엘이 공공병원 인근을 공격해 민간인 피해가 컸다. 이스라엘은 남부 접경지에 설정한 '옐로라인'을 넘어 군사작전을 확대하며 헤즈볼라와 교전을 벌이는 등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미국과 이란은 모두 이번 협상에서 어떤 식으로든 결과를 도출해내려는 의지가 강하다. 이날 이란 매체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협상 중재국인 카타르의 군주를 만난 자리에서 "이란은 중동 지역의 분쟁과 긴장을 끝내기 위한 작업을 마무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대통령실도 성명을 통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전쟁과 현재의 지역적 긴장을 종식하기 위한 '품위 있는 틀'을 향해 나아갈 이란의 준비 태세를 강조했다"며 "이제는 상대방(미국)이 의지를 보여줄 때"라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전날 미국은 협상 분위기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미군의 이란 남부 지역 공습으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대원 여러 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일부러 늦게 발표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성과가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 못지않게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제재로 경제가 피폐해진 이란도 전쟁 장기화를 피하길 원한다는 분석이다.
이란을 막후에서 지원하며 종전 협상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중국은 협의 국면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유엔에서 기자들과 만나 "'(두꺼운) 세 자 얼음은 하루 추위에 언 게 아니다'라는 말이 있듯이 오래 쌓인 문제들은 하룻밤 새 해결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사국들이 휴전 추구를 지속하고, 중간에서 서로 양보해 중동에 가능한 한 빨리 평화가 찾아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일본·인도·호주가 참여하는 인도·태평양 안보협의체 쿼드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규탄하며 공동으로 해양을 감시하기로 했다.
이날 4개국 외무장관은 인도 뉴델리에서 회의를 하고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를 통한 글로벌 상업의 안전하고 중단 없는 흐름이 중요하다"면서 "상업용 선박에 대한 공격을 규탄하며 통행료 부과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상 운송과 공급망의 교란은 전 세계 연료·식량·비료 확보와 종사자들의 안전에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뉴욕 임성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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