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Learning Resources, Inc. v. Trump 사건에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 부과가 대통령의 권한을 초과한 위법한 조치라고 6대 3으로 판결하였다. 이 판결로 2025년 초부터 징수된 약 1660억 달러(한화 약 230조 원)의 IEEPA 관세가 원칙적 환급 대상이 되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행을 적극적으로 저항하며 법적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본 칼럼은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의 환급 명령, 행정부의 항소 전략, 그리고 한국 기업이 취해야 할 실무적 대응 방안을 정리해 보려 한다.
1. 법적 쟁점: 미국 국제무역법원 (CIT)의 환급 명령과 행정부의 이행 거부
2026년 3월 4일, 미국 국제무역법원의 Richard K. Eaton 판사는 Atmus Filtration, Inc. v. United States 사건에서 “모든 수입신고자 (all importers of record)”가 대법원 판결의 이익을 향유할 자격이 있다고 선언하며,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에 IEEPA 관세의 정산(liquidation) 또는 재정산(reliquidation)을 명령하였다. 이는 소송을 제기한 원고뿐 아니라 모든 수입업체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명령이라는 점에서 전례 없는 조치였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 법무부(DOJ)는 지난 6월 3일 미국 국제무역법원 판결에 대한 정식 항소를 제기하면서, 미국 국제무역법원이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수입업체에 대해서까지 보편적 환급을 명령할 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 법무부는 “개별 수입업체별 구제(importer-specific relief)만이 법적으로 유효한 경로”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이는 모든 수입업체가 스스로 소송을 제기해야만 환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미국 국제무역법원은 CBP 국장 Rodney S. Scott에게 7월 9일 출석하여 환급 이행 경과를 증언하도록 명령한 것에 대해서도, 미국 법무부가 고위 공무원의 증언을 강제하는 것은 권력분립 원칙에 반한다며 연방순회항소법원(Federal Circuit)에 긴급 차단을 요청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행정부가 환급 절차를 최대한 지연·축소하려는 의도를 명확히 보여준다.
2. 한국 기업에 대한 영향
한국 관세청에 따르면 IEEPA 관세 대상 물품을 미국에 수출한 한국 기업은 약 2만4000여 개이며, 이 중 약 6000여 개 기업이 DDP(관세지급인도) 조건으로 수출하여 직접 수입신고자(IOR)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환급 청구의 직접적 주체가 될 수 있다.
IEEPA 관세 징수 총액 약 1340억~1750억 달러 중 한국 기업이 직간접적으로 부담한 금액은 수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자동차·부품, 철강, 전자제품은 IEEPA 상호관세(10~25%)의 직격탄을 받은 분야다.다만, Section 232에 근거한 자동차·철강·알루미늄 관세는 이번 판결과 무관하게 유지되고 있어, 이 부분의 관세 부담은 별도 관리가 필요하다.
현재 알아본 결과CBP의 CAPE (Consolidated Administration and Processing of Entries) 시스템을 통해 약 206억 달러가 환급 완료되었으며, 총 850억 달러 규모가 처리 중에 있다. 그러나 미국 법무부의 항소로 인해 향후 추가 환급, 특히 정산이 완료된(finally liquidated) 건에 대한 환급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3. 한국 기업의 환급 청구 실무 가이드
행정부가 개별 소송을 요구하는 현 상황에서, 한국 기업은 다음의 복합 전략을 즉시 실행해야 한다.
제1단계: 수입신고자(IOR) 지위 확인 및 데이터 정비. 각 수출 건별로 한국 본사, 미국 자회사, 또는 미국 바이어 중 누가 수입신고자로 등재되어 있는지를 전수 조사한다. FOB·CIF 조건에서 미국 바이어가 수입신고자인 경우, 환급 채권은 바이어에게 귀속되므로 별도의 환급금 양도 약정(Side Letter)을 체결하여야 한다.
제2단계: ACE (Automated Commercial Environment) 포털 계정 및 자동청산소(ACH) 전자환급 등록. 2026년 2월 6일부터 CBP는 종이 수표를 폐지하고 자동청산소(ACH)를 통한 전자 환급만 허용하므로, 미국 내 유효한 은행계좌를 ACE 포털에 반드시 연동해 두어야 한다.
제3단계: CAPE 1단계 신고서 제출. 미정산 건 및 정산 후 80일 이내 건은 CAPE 시스템을 통해 CSV 파일로 환급 신청이 가능하다. 접수 후 60~90일 내에 환급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4단계: 미국 국제무역법원 보호 소송(Protective Lawsuit) 및 행정 이의신청(Protest) 병행. 미국 법무부가 보편적 환급 명령에 항소한 상황에서, 정산이 완료된 건에 대해서는 미국 국제무역법원에 직접 소송을 제기하여 원고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환급 가능성을 높이는 유일한 방법이다. 정산 후 180일 이내에 CBP에 행정 이의신청도 반드시 병행하여야 한다.
4. 향후 전망: Section 301 강제노동 관세와 추가 리스크
IEEPA 관세가 무효화된 공백을 메우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는 다층적 대체 관세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2026년 6월 3일 USTR은 Section 301에 근거하여 한국을 포함한 60개국에 대해 강제노동 관련 10~12.5%의 관세를 제안하였다. 또한 한국은 구조적 과잉생산 조사 대상 16개국에도 포함되어 있어, 반도체·자동차·배터리·철강·전자제품 등 거의 모든 한국 주력 수출 품목이 향후 추가 관세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현재 적용 중인 Section 122 글로벌 10% 관세는 2026년 7월 24일에 만료되지만, 미국 국제무역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은 상태이고 정부가 항소 중이다. 만료 전후로 Section 301 관세가 이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한국 기업에 대한 관세 부담이 축소되기보다 오히려 더욱 정교하고 다층적으로 진화할 것임을 시사한다.
결론
IEEPA 관세 위법 판결은 한국 수출 기업에 수조 원 규모의 환급 기회를 제공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조직적 이행 저항으로 인해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의 적극적·능동적 법적 대응이 필수적이다. 180일의 이의신청 기한과 미국 국제무역법원제소 시효(28 U.S.C. §1581(i)에 따른 2년)를 엄격히 관리하면서, CAPE 행정 환급과 미국 국제무역법원소송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즉시 가동해야 한다. 동시에 Section 301 조사 대응, 공급망 원산지 재편, 그리고 대미 수출 계약서 내 관세변동조항(Price Adjustment Clause)의 필수적 삽입 등 중장기 리스크 관리 체계를 병행 구축할 것을 권고한다.
[출처]
1. Holland & Knight, “Court of International Trade Orders Nationwide Tariff Refunds” (2026. 3.)
2. Steptoe LLP, “Status of IEEPA Tariff Refunds Following US Supreme Court Decision” (2026. 3. 24.)
3. Supply Chain Dive, “Trump admin appeals aspects of tariff refund order” (2026. 6. 3.)
4. 법률신문/법무법인 화우, “미국 연방대법원 IEEPA 관세 위법·무효 판결” (2026. 2. 26.)
5. CODIT, “미 연방대법원 IEEPA 관세 판결 이후 미국 통상정책 전망과 한국의 대응” (2026. 2. 23.)
6. 한국관세무역개발원, “IEEPA 관세 위법: 상호관세 꺾였지만 관세 드라이브는 계속된다” (2026. 2. 23.)
7. U.S. CBP, “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 (IEEPA) Duty Refunds” (공식 안내 페이지)
8. Duane Morris LLP, “New Section 301 Investigations, IEEPA Tariff Refund Developments” (2026. 4. 2.)
[김봉준 법무법인 김&배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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