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우크라, 광물 협정 체결…“러의 전면 침공” 적시

2 days ago 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에 참여하기 전 바티칸에서 독대하고 있다. 바티칸=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에 참여하기 전 바티칸에서 독대하고 있다. 바티칸=AP 뉴시스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부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두 달여간의 협상 끝에 광물 협정에 서명했다. 우크라이나의 희토류 등 광물 개발 관련 미국의 지분을 인정하고, 미국이 우크라이나 재건에 참여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협정이다.

광물 협정은 올해 2월 이른바 ‘백악관 충돌 사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파행되면서 성사가 불투명했었다. 다만 지난달 26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치러진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에서 두 대통령이 15분간 독대하는 등 최근 협정 성사 가능성이 높아지는 분위기였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미국-우크라이나 재건 투자 기금 설립을 위한 협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전면 침공’이라는 표현도 처음 공식 사용했다. 그동안 미 정부는 러시아와 우크라 간 전쟁의 책임에 대한 언급을 꺼려왔다. 재무부는 “(협정은)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래 미국 국민이 우크라이나 방어에 제공한 중대한 재정적, 물질적 지원을 인정한다”며 “이번 경제 파트너십을 통해 두 나라는 양국의 자산, 재능, 역량이 우크라이나의 경제 회복을 가속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함께 투자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속적인 평화를 확보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끊임없는 노력 덕분에 나는 오늘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의 역사적인 경제 파트너십 협정 체결을 발표하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이번 협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장기적으로 자유롭고 번영하는 주권국가 우크라이나를 중심으로 한 평화 프로세스에 전념하고 있음을 러시아에 분명히 알리는 신호”라며 “분명히 말하자면 러시아의 전쟁 수행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물자를 공급한 어떤 국가나 사람도 우크라이나 재건으로부터 혜택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협정은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광물자원, 석유·가스 등 천연자원 분야에 공동 투자 구조를 구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금에서 발생하는 수익 일부는 미국이 우선권을 가진다. 미국의 향후 군사 원조 예산도 이 기금에 대한 기여로 간주된다. 외신들은 이번 협정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구체적 안전 보장 문제가 포함되지는 않았다고 보도하고 있다. 다만 미국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가 명시돼 있고, 미국의 기존 안보 지원에 대한 보상 문제도 빠지는 등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내용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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