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정상회담 앞두고 샅바싸움
美, 그림자선단 운영사 대상
기업·개인 미국 자산 동결
中 "인정하지 않을 것" 반발
이란과 '계속 거래' 의지 강조
미 대형 수송기 베이징 도착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원유를 수입하고 있는 중국의 이란 석유 수입 업체들을 제재하면서 중국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의 '샅바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미국의 제재는 이란의 석유 수출을 차단해 전쟁 자금줄을 묶는 동시에 이란 석유의 약 90%를 들여오는 중국의 에너지 수급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5월 14~15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국무부와 재무부는 지난 1일(현지시간) 이란의 석유 제품을 수입하는 창구로 지목된 중국 기업과 개인 등을 제재한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제재 대상은 중국 산둥성 소재 칭다오 하이예 석유터미널과 이 회사 대표 리신천, 홍콩 및 제3국에 선적을 두고 이란 석유 제품을 실어 나르는 '그림자 선단' 선박 운영 회사들이다.
하이예의 경우 지난해 수십 차례에 걸쳐 이란산 석유 및 석유 제품 수천만 배럴을 수입했으며, 그 결과 이란에 수십억 달러가 흘러 들어가게 됐다고 국무부는 지적했다. 이 회사는 싱가포르 연안에서 불법 선박 간 환적(STS) 방식으로 이란산 석유 및 석유 제품을 들여온 것으로 국무부는 파악했다. 또한 국무부는 이란 석유 제품 운송에 관여한 영국·파나마·홍콩 선적의 선박 및 선박 관리 회사도 제재했다.
제재 대상 기업·개인은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된다. 이들이 직간접적으로 지분 50% 이상을 소유한 법인도 마찬가지다. 이들과 자금·물품·서비스를 거래하는 기관에도 제재가 부과된다. 재무부는 이와 별도로 연간 수십억 달러 규모의 외환 거래를 중개하는 이란 환전소 3곳과 이들의 위장 기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해 다른 금융기관 등과의 거래를 사실상 차단했다.
미 국무부·재무부는 앞서 이란에서 석유를 수입하는 중국의 정유 대기업 헝리그룹을 제재한다고 지난달 24일 밝혔다. 헝리는 중국 동북 지역 항구도시 다롄에 보유한 정유시설을 통해 하루 약 40만배럴의 원유 처리 역량을 구축하고 있어 '티폿(teapot)'으로 불리는 중국 내 개별 정유사 중 최대 규모로 꼽힌다.
재무부는 이와 함께 이란과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3억4400만달러(약 5000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동결했다. 미국의 이 같은 재무적 압박은 정상회담에서 '담판 카드'로 활용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즉각 미국의 제재가 부당하다고 반발하며 이를 따르지 않겠다는 '제재 금지령'을 내렸다. 중국 상무부는 2일 입장문을 내고 "미국은 헝리석유화학(다롄)정유유한회사 등 5개 기업을 '특별지정국민 및 차단대상'에 올리고 자산 동결 및 거래 금지 제재를 가한 조치를 시행했다"며 "이는 중국 기업이 제3국 및 그 국민·법인·기타 조직과 정상적인 경제 무역 활동을 하는 것을 부당하게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 상무부는 국민과 법인 등의 합법적 권익 보호를 위해 (미국 제재 조치에 대한) 차단 명령을 발표했다"며 "미국이 5개 중국 기업에 대해 시행한 제재 조치를 인정하지 않고 집행하지 않으며 준수하지 않기로 규정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국 상무부는 앞으로도 관련 국가의 법률 및 조치가 부당하게 역외 적용되는 상황을 면밀히 추적할 것"이라며 "법에 따라 관련 업무를 전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2021년 '외국 법률 및 조치의 부당한 역외 적용 차단 방법'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외국 법률·조치가 중국 주권·안보·발전 이익에 영향을 준다고 판단할 경우 해당 외국 법률·조치를 준수하지 않는 '금지령'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한편 미국 공군 대형 수송기가 최근 중국 베이징 공항에 착륙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 준비 작업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3일 홍콩 성도일보에 따르면 지난 1일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미 공군 보잉 C-17 수송기 1대가 착륙하는 사진과 영상이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 등에 다수 게시됐다. 기체 번호(88204) 등을 볼 때 해당 수송기가 미 공군 437공수비행단 소속인 것으로 보이며 선발대 물자나 경호 장비를 수송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 서울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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