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의 무역 협상이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이 아시아 국가 중 협상 최우선 대상이라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한국 정부는 “합의 목표 시한을 정한 바 없다”며 속전속결 합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뉴스채널 뉴스네이션이 개최한 타운홀 행사에서 ‘한국·일본·인도와 이미 협상을 타결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들과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한국, 일본 등 여러 나라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우리는 엄청난 힘의 우위를 가지고 있으며, 훌륭한 합의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을 필요로 하지 않지만 그들은 우리에게서 돈을 뜯어가고 있다”며 “우리는 한국의 방위를 지원하고 있지만 무역에서는 오히려 우리가 이용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발언은 관세 정책이 미국 국민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협상용’보다는 ‘미국 국내용’ 발언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같은 날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한국과의 협상 상황에 대해 “더 적극적인 국가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한국은 매우 진취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리겠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 관계자는 “미국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은 반드시 한국만을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다”며 “미국 측과의 실무협의에서 ‘당장 몇 주 내로 1차 합의 결과를 내자’고 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관세가 유예되는 7월 8일까지 패키지 딜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한 통상 전문가는 “미국 내 불만 여론이 고조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조급증을 보이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미국의 속도전에 휘말리지 말고 오히려 미국 상황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다연/김리안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