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트럼프 비판 언론은 바리새인…흠집 내는데만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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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그세스, 예수와 대립한 바리새인 거론
또 종교적 발언으로 전쟁 반대자 비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16일(현지 시간) 국방부 청사에서 이란 전쟁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16일(현지 시간) 국방부 청사에서 이란 전쟁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국방부) 장관은 16일(현지 시간) 이란 전쟁을 비판하는 미국 언론들을 향해 “마치 바리새인 같다”고 비난했다. 바리새인은 구전 율법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는 유대교의 한 파벌로, 예수와 심하게 대립했다고 성서에 묘사돼 있다. 겉으로는 깨끗한 척하면서 남들만 가르치려는 ‘위선자’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NBC 방송 등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국방부 기자회견에서 미국 언론에 대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비애국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 군대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당신들(언론들)이 끊임없이 쏟아내는 쓰레기 같은 기사들과 끈질기게 퍼뜨리는 부정적인 보도들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때로는 여러분 중 일부가 실제로 어느 편인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독교 신자인 헤그세스 장관은 12일 일요일 교회에 갔을 당시 예수가 바리새인들 앞에서 한 사람을 치유했다는 내용의 성경 구절을 목사가 읽어줬다면서 “우리 언론은 마치 바리새인들 같다. 모두가 그렇진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증오하는 언론들이 그렇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적개심 때문에 여러분은 우리 미군 장병들의 뛰어난 능력을 거의 보지 못한다”며 “바리새인들은 모든 선행을 꼼꼼히 살펴 잘못을 찾아내려 했고, 오직 부정적인 면만 찾으려 했다. 우리 언론의 굳어버린 마음은 오직 흠집을 내는 데만 집중돼 있다”고 했다.

그가 종교적 발언으로 이란 전쟁을 옹호하고, 반대자들을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5일에는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방부 청사에서 주재한 예배에서 “정의롭고 위대한 우리 조국의 적들에게 모든 총알이 명중하게 하소서”라며 “자비를 받을 자격이 없는 자들에게 압도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소서”라고 기도했다. 이달 6일엔 미군 조종사 구출 작전을 치켜세우며 “부활절 일요일 해가 떠오를 때 이란을 벗어나 공중을 날았다. 한 조종사가 다시 태어난 것”이라면서 구조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비유했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유혈 사태가 벌어지고 무고한 민간인이 사망하는 전쟁을 마치 신의 축복이나 하나님의 기적으로 묘사하는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여기에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예수로 묘사하는 게시물까지 올리고 교황과 대립하자 미국과 전 세계에서 개신교, 가톨릭 신자들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진영에서도 ‘신성모독’이라는 반응까지 나왔다.NBC뉴스는 헤그세스 장관이 장관으로 임명되기 전 폭스뉴스 진행자를 맡는 등 언론계 종사자였다는 점을 짚었다. 빌 그루에스킨 미국 컬럼비아대 언론대학원 교수는 “헤그세스 장관의 발언은 자신의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레첼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도 “기독교인으로서 어떻게 감히 종교를 이용해 단순히 질문하려는 사람들을 비난할 수 있느냐”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비판했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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