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최초 ‘장수명 엔진’ 美-英 기술 없이 만든다… 무인기 등 탑재 예정

5 days ago 13

한화에어로 경남 창원1사업장 르포
5500파운드급 터보엔진 첫 시험 임박
수천 시간 임무 수행 가능…드론 등 사용
외국 승인-수출규제 벗어나 개발-운용 가능

저피탐 무인편대기용 5500파운드 터보팬 엔진 시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저피탐 무인편대기용 5500파운드 터보팬 엔진 시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6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남 창원1사업장. 은빛 금속으로 만들어진 엔진 두 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수십 가닥의 전선과 배관, 센서들이 엔진 외부를 촘촘히 감싸고 있었다. 수백 개의 볼트와 톱니바퀴 모양의 부품들이 정교하게 맞물려 있었다. 둥근 형태의 배기구는 곧 수천 도의 열과 강력한 추력을 감당할 준비를 마친 듯했다.

첫 시동을 기다리는 두 엔진은 5500파운드급 터보팬 엔진과 1400마력급 터보프롭 엔진이다. 두 엔진은 단순 시제품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국방과학연구소, 국내 협력업체들이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해 양산을 위한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국내 최초의 장수명 항공엔진이기 때문이다.

장수명 엔진은 수천 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엔진이다. 미사일 등에 장착되는 일회성 엔진과 달리 무인기와 전투기, 민간 항공기 등에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 국내에서 장수명 항공엔진을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공개된 5500파운드급 터보팬 엔진은 ‘저피탐 무인편대기’에 탑재될 예정이다. 저피탐 무인편대기는 레이더 탐지를 최소화한 스텔스형 무인전투기로, 유인 전투기와 함께 편대를 구성해 정찰과 전자전, 공격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차세대 무인 전력이다.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7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기업과 개발 중인 전투기용 엔진과 무인정찰기 엔진 시제를 최초 공개했다.  사진은 1,400마력급 터보프롭 엔진. 2026.7.7 방위사업청 제공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7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기업과 개발 중인 전투기용 엔진과 무인정찰기 엔진 시제를 최초 공개했다. 사진은 1,400마력급 터보프롭 엔진. 2026.7.7 방위사업청 제공
함께 공개된 1400마력급 터보프롭 엔진은 장시간 체공하며 넓은 지역을 감시·정찰하는 중고도 무인기에 쓰일 예정이다. 성격은 다르지만 두 기체 모두 미래 전장을 책임질 핵심 전력이다. 미래 항공기의 ‘심장’을 이제 국산 엔진이 맡게 되는 셈이다. 이날 공개된 두 엔진은 조립을 마친 뒤 현재 지상 시운전을 진행하고 있다.

국산 엔진 개발은 항공 산업의 자립성과 방산 수출 경쟁력을 한 층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산 항공엔진을 확보하면 해외 엔진 제작국의 승인이나 수출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전투기 등을 자유롭게 개발하고 운용할 수 있다.

김종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첨단엔진사업팀장은 “이번 국산 엔진 개발은 향후 첨단 항공엔진 개발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엔진 뿐 아니라 핵심 소재 국산화도 확대해 항공엔진 기술 자립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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