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창극·中광둥 오페라·日노가쿠…국립극장 첫 음악극축제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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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28일 국립극장 해오름 등 일대
한·중·일 3국 동아시아 음악극 한자리
해외 초청작 일제징용 다룬 작품 눈길
K창극 대중화·전통예술 세계 축제로 육성

  • 등록 2025-08-22 오후 2:52:03

    수정 2025-08-22 오후 2:54:46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 문제를 다룬 일본의 전통 가면 음악극 ‘노가쿠’가 한국 무대에 오른다. 중국 광둥 오페라 ‘죽림애전기’도 국내 최초로 소개된다.

국립극장이 올해 처음 여는 ‘창극 중심 세계음악극축제’(9월 3~28일)에서다. 지난해 드라마 ‘정년이’가 불 지핀 창극의 인기에 힘입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고 국립극장이 처음 기획·제작한 축제다. 국립극장은 이번 축제를 첫 단초로, 창극을 대한민국 대표 장르로 대중화하고, K전통 공연예술의 외연을 해외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2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창극 중심 세계 음악극 축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인건 국립극장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립극장 제공)

박인건 국립극장장은 21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함께 더 멀리’라는 국립극장의 올해 슬로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축제”라며 “새롭게 시작한 이 축제가 점점 발전해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가 주목하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의 추진단장인 유은선 국립창극단장은 “국립극장의 여름철 축제 ‘여우락 페스티벌’의 뒤를 잇는 또다른 대표 축제로 키우겠다”며 “국립창극단을 중심으로 전 세계 음악극의 현재와 가능성을 탐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주제는 ‘동아시아 포커싱’이다. 오는 9월3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달오름·하늘극장에서 한·중·일 동아시아 3개국의 전통 음악극 총 9개 작품, 23회 공연을 선보인다. 해외 초청작 3편과 국내 초청작 2편, 국립극장 제작 공연 4편이다.

국립창극단 신작 ‘심청’(9월 3~6일, 해오름)이 개막작으로 포문을 연다. 오페라 연출가 요나 김이 판소리 ‘심청가’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최근 전주에서 미리 선보인 후 전석 동났다.

일본 노가쿠 공연 단체 노후카의 ‘노가쿠: 노와 교겐’ 한 장면(사진=국립극장 제공).

해외 초청작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의 ‘죽림애전기’(9월 12~13일, 달오름)는 국내 처음 선보이는 광둥 오페라다. ‘경극’의 광둥 지역 버전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2023년 홍콩 아츠 페스티벌에서 제작했으며 특유의 동작과 미학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고전 무대예술인 노가쿠도 소개된다. 일본 노가쿠 공연 단체 노후카가 ‘노가쿠: 노와 교겐’(9월 19~20일, 달오름)을 비롯해 노가쿠와 우리 농악을 결합한 한일 합동 음악극 ‘망한가’(忘恨歌, 9월 17~18일, 하늘)를 선보인다. 망한가는 1993년 일본의 한 면역학 학자가 조선 강제 징용자의 아내를 인터뷰한 다큐멘터리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한 작품이다.

중국 광둥 오페라 ‘죽림애전기’의 한 장면. (사진=국립극장 제공)

망한가를 연출하고 직접 배우로 출연하는 시미즈 간지는 “현실에서는 징용 문제가 전혀 해결됐다고 말할 수 없잖나. 그렇기에 예술인들이 이같은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일본 고전 전통 연희의 배우가 이런 소재를 가진 작품을 연기하는 것을 편견 없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도, 일본도 현대사 안에서 여러 파도를 겪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작업을 통해 여러 사회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600년이 넘은 가면도 사용된다. 노후카 측은 이번 공연을 위해 가면 4점을 일본에서 공수해왔다. 그는 또 “중세 노의 특징을 차용하고 한국의 농악도 도입했다”고 소개했다.

국내 민간 예술단체 음악극도 함께 즐길 수 있다. 2023년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에서 첫 선을 보인 ‘종이꽃밭: 두할망본풀이’(9월 6~7일, 하늘)와 ‘정수정전’(9월 13~14일, 하늘) 등이 축제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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