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정부가 중소벤처기업에 지원되는 중소벤처기업부 정책자금 융자 대상에 가상자산업도 포함하기로 했다. 가상자산 신산업을 육성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실제론 가상자산 스타트업을 배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 차원의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연간 4조원 규모의 정책자금에 대한 융자 규제가 풀리는 것이어서 가상자산 스타트업의 자금 애로가 풀릴지 주목된다.
25일 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는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해 25~26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기술성·사업성을 갖추고 이용자 보호체계를 갖춘 가상자산업 기업이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중소기업 정책자금 융자제한 업종에서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신속히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관련 중기부 정책자금은 올해 총 4조4300억원 규모다. 기업당 100억원 가량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가상자산업이 중소기업 정책자금 융자제한 업종에서 해제되면 앞으로는 가상자산 스타트업도 이같은 정책자금 융자를 받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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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가 지난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앞에서 "(이재명정부) 2년 차에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이는 변화를 빠르고 넓게 확산시켜야 한다"며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한 후보자가 총리가 되면 헌정사상 처음으로 CEO 출신 국무총리가 될 전망이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
앞서 이데일리는 중기부가 신산업을 육성하겠다고 약속하고 의견수렴도 했지만 디지털자산 스타트업들의 현실적 자금 애로에 대해선 외면하고 있다는 업계 우려를 보도했다. 벤처기업협회·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임원진과 다윈KS·한국디지털에셋(KODA)·인피닛블록 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8일 중기부 주재로 열린 ‘가상자산 규제합리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이같은 우려가 제기됐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을 통해 지급되는 중기부의 중소기업 정책자금 융자제외 대상 업종에 ‘가상자산 매매 및 중개업’이 포함된 것이 부당하다는 게 업계 우려의 핵심이다. (참조 이데일리 6월19일자 <한성숙 “신산업 육성” 약속에도…가상자산 스타트업 배제 논란>)
중기부의 올해 공고문에 따르면 ‘가상자산 매매 및 중개업’은 성인용품 판매점, 다단계 방문판매, 무도장 운영업, 도박기계 및 사행성, 불건전 오락기구 제조업 등과 함께 융자제외 대상 업종에 포함됐다. 중기부는 공고문을 통해 “업종을 변형해 운영되는 도박, 향락 등 불건전 업종, 기타 국민보건, 건전문화에 반하거나 사치, 투기조장 등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업종은 융자 제외”라고 밝혔다.
앞서 2018년 10월 당시 정부는 투기 과열과 사회적 우려 등을 이유로 가상자산 매매 및 중개업을 벤처기업 확인 제한업종으로 지정했다. 이어 2022년부터는 정책자금 융자제한 업종으로 분류해 융자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9월9일 국무회의에서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하고 가상자산 매매 및 중개업을 벤처기업 제한업종에서 해제한다고 밝혔다. 디지털자산 산업 육성기조 및 디지털자산 생태계 핵심 딥테크 산업 육성 등을 위해서다.
그런데 가상자산업에 대한 융자 제외 규제는 그대로 남겨뒀다. 중기부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벤처기업 제한업종과 정책자금 융자의 근거 법이 다르기 때문에 벤처기업 제한업종에서 해제되더라도 융자까지 곧바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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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벤처기업부의 올해 공고문에 따르면 ‘가상자산 매매 및 중개업’은 성인용품 판매점, 다단계 방문판매, 무도장 운영업, 도박기계 및 사행성, 불건전 오락기구 제조업 등과 함께 융자제외 대상 업종에 포함됐다. 중기부는 공고문을 통해 “업종을 변형해 운영되는 도박, 향락 등 불건전 업종, 기타 국민보건, 건전문화에 반하거나 사치, 투기조장 등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업종은 융자 제외”라고 밝혔다. (자료=중소벤처기업부) |
관련해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이 같은 융자 제외 규제가 글로벌 흐름에 역행하고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낡은 규제라고 지적했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가상자산업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며 정식 산업으로 인정받는 것과 다른 조치여서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신용보증기금(신보), 기술보증기금(기보)는 이런 조치가 없는데 중기부 정책자금 융자에서만 배제되고 있어 납득할 수 없다”며 “국정과제로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도 배치되는 규제”라고 꼬집었다.
특히 업계 안팎에서는 중기부가 가상자산업을 혁신산업이라고 밝혔음에도 사행산업과 같은 범주로 묶어 규제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난해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 당시 중기부는 “지금 가상자산 산업은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혁신산업으로 부상하며 금융질서의 새 중심축”이라고 밝혔다. 당시 한성숙 장관도 이같은 조치를 전하면서 “신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김선교 의원은 “한 후보자는 중기부 장관 재직 당시 가상자산업을 혁신산업으로 평가하며 벤처기업 제한 업종에서 해제했다”며 “그런데 여전히 중소기업 정책자금 융자 대상에서는 제외되고 있는 것은 정책적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중기부 간담회에 참석한 김성곤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상임이사는 “가상자산업 혁신을 저해하는 장벽이 아니라 옥석을 가려내는 공정한 기반이 돼야 한다”며 규제 개선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TF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차상진 법률사무소 비컴 대표 변호사는 “가상자산업이 중소기업 정책자금 융자 대상에 포함돼 가상자산 스타트업들의 자금 애로가 시급히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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