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문당한 주교가 신임 4명 임명
교황청 “분열에 가담” 6명 파문
AP통신 등에 따르면 성 비오 10세회는 1일 스위스 에콘 신학교에서 신임 주교 4명을 임명했다. 5시간 동안 라틴어로 진행된 이 행사에는 각국에서 온 전통주의 가톨릭 신자 1만650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1988년 교황의 승인 없이 주교직을 수락한 뒤 파문당한 알폰소 데 갈라레타 주교가 행사를 주관했다.
성 비오 10세회는 1962∼1965년 열린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현대화 개혁에 반발해 프랑스 출신 마르셀 르페브르 대주교가 1970년 설립했다. 라틴어 미사, 개신교 등과의 화합을 추구하는 ‘교회일치운동(에큐메니즘)’ 반대 등 극도의 전통주의를 표방한다. 세계 75개국에 걸쳐 사제 750여 명, 평신도 50여만 명을 거느리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도 바티칸의 승인 없이 사제 5명, 부제 3명의 서품식을 단행했다.
가톨릭 교회법상 교황의 승인이 없는 주교 서품은 교회 분열 행위로 간주돼 파문될 수 있다. 성 비오 10세회는 “서품은 가톨릭 신앙을 지키기 위한 신성한 의무”라며 “바티칸의 징계는 법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교황청은 데 갈레타라 주교는 물론이고 이들의 분열에 가담하는 성직자와 평신도 또한 “파문에 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성 비오 10세회 성직자들이 집전한 고해성사와 혼인성사 또한 모두 무효라고 선언했다.지난해 5월 즉위한 레오 14세는 교회 통합을 주요 과제로 내세웠다. 그럼에도 교단 내 분열이 심화하고 있어 그의 지도력이 중대 위기에 처했다고 AP통신은 진단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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