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개인정보 유출 신고부터 손해배상 청구까지 모든 절차를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 구축을 추진한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터진 기관이 피해자에게 충분한 보상을 하면 과징금을 감면하거나 면제해 주는 제도도 검토한다.
3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내년부터 2029년까지 추진할 개인정보 정책의 청사진이 담긴 ‘제3차 개인정보 보호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핵심은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입었을 때 이를 신고하고, 이후 분쟁조정 신청 및 손해배상 소송 등 모든 절차를 연계해 지원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SK텔레콤, 쿠팡 등 수천만 명이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겪으며 피해 구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자 내놓은 조치다. 개인정보위에 따르면 개인 정보 유출은 2020년 약 1200만 건에서 지난해 1억354만 건으로 762.7% 늘었다.
그간 개인정보위는 제재 위주의 조치에 집중했다. 개인정보 유출·침해 기관에 과징금을 물리고 시정조치를 명령하는 것이 주 업무로 꼽혔는데 이제는 피해구제에 힘을 더 쏟겠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정보 유출 피해를 보았다고 신고하는 곳 따로, 분쟁조정을 신청하는 곳이 따로여서 불편이 제기됐다.
하지만 앞으로는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입은 국민이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피해 구제에 대한 접수를 한곳에서 통합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이 검토된다. 최종적으로는 이러한 업무를 일괄 처리하는 피해 구제 전담 조직을 마련하는 것이 개인정보위의 목표다. 최윤정 개인정보위 개인정보보호정책과장은 “피해자가 어떻게 구제받을 수 있는지 단계마다 정보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법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법이나 법령 해석에 대한 자문 제공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기관들이 피해 구제에 스스로 나서도록 유도하는 제도도 추진된다. 개보위는 기관이 피해 당사자에게 충분한 보상을 할 경우 과징금을 면제, 감액해 주는 ‘피해 회복 동의의결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또 사고 발생 전 선제적으로 보호 조치에 나선 기업에는 유출 과징금을 감면하는 인센티브도 확대한다. 최 과장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동의의결제를 운용하고 있는데 개인정보위도 이를 도입할 수 있는지 살피고 있다”며 “오랜 소송으로 시간을 끌지 않고 피해 복구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이날 고객공지를 통해 “외부 개발업체가 임의로 보관하고 있던 개인정보 1만7551건이 해당 업체 직원 과실로 유출됐다”고 밝혔다. 유출된 정보는 온라인에서 개인을 식별하기 위한 암호화 정보인 연계 정보(CI)와 고객 닉네임이다. 지난달 30일 유출 사실을 알게 된 뒤 개보위에 신고한 우리은행은 “현재까지 유출된 정보가 온‧오프라인에서 확산하거나 악용된 사례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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