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 수사 檢, 통일교 '정조준' …"정관계 청탁 정황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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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4월 19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4월 19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검찰이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고위 관계자였던 윤모씨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나란히 입건하고, 무속인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거친 금품의 자금 흐름을 전방위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통일교 간 연계 정황이 드러나면서 수사는 재단 핵심부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가상자산범죄합수부(부장검사 박건욱)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씨가 전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할 목적으로 6000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명품 가방을 건넨 사실을 2일 확인했다. 검찰은 윤씨가 통일교 숙원사업과 관련한 청탁을 염두에 두고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청탁 대상에는 유엔 제5사무국의 DMZ 유치, 정관계 인사의 통일교 행사 참석,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YTN 인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통일교 측 숙원사업과 관련한 청탁을 전달하기 위해 윤씨와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 측 핵심 인사로 분류되는 국회의원과의 만남을 추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사용된 자금으로 의심되는 5만원권 지폐 100장씩 묶인 돈다발 6개가 담긴 가방 사진을 전씨의 휴대전화에서 확보하고 자금의 출처와 전달 경위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윤씨의 아내 이모씨도 피의자로 입건하고 출국을 금지했다. 이씨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통일교 세계본부에서 재정국장을 맡았다. 검찰은 이씨가 통일교의 ‘금고지기’로서 윤씨와 공모해 전씨에게 ‘기도비’ 명목의 금품을 제공하는데 관여했는지 조사중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통일교 측은 “윤씨 부부는 2023년 면직된 이후 교단과 연락이 닿지 않는 인물들”이라며 “관련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피스재단은 2012년 통일교와 이미 결별했으며, 문현진 이사장도 오래전 교단을 떠난 상태”라고 해명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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