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대로의 낭만’ 함께한 KIA의 리스펙트…“한 공간에 있어 영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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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선수들이 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박경수의 은퇴식이 끝난 뒤 헹가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KT 선수들이 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박경수의 은퇴식이 끝난 뒤 헹가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이 공간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 영광이죠.”

KT 위즈의 ‘영원한 캡틴’ 박경수(41)의 은퇴식이 열린 14일 수원KT위즈파크에는 이날 행사와 KIA 타이거즈전을 보기 위해 많은 팬이 발걸음했다.

KT 구단 관계자는 경기 시작 35분 전인 오후 16시 25분 “오늘(1일) 1만8700석이 모두 찼다”며 “올 시즌 8번째 매진 기록”이라고 밝혔다.

KT 벤치는 구장을 찾은 많은 팬을 위해 경기 중에도 감동적인 볼거리를 제공했다.

승리의 추가 기운 9회초 1사 1루서 최형우의 타석 때 박경수가 오윤석을 대신해 2루수로 나섰다.

이날 1루 주루코치로 나선 박경수는 자신의 현역 시절 등번호 6번이 적힌 유니폼을 입은 뒤,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며 2루로 향했다.

박경수는 “혹시 뛰게 될지 몰라 한 이틀 정도 펑고를 받았다”며 웃은 뒤 “팀에 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선 그라운드에서 마지막 인사를 드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9회초 수비가 끝난 뒤 박경수는 1루 덕아웃 앞에 도열한 후배들의 환대를 받으며 선수로서 마지막 임무를 마쳤다.

KIA 윤도현(9번)이 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원정경기에서 데뷔 첫 멀티홈런으로 5-3 승리를 이끈 뒤 동료들과 손뼉을 마주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윤도현(9번)이 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원정경기에서 데뷔 첫 멀티홈런으로 5-3 승리를 이끈 뒤 동료들과 손뼉을 마주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이날 박경수의 마지막 플레이를 본 많은 이가 감동을 받았다.

KIA의 리드오프로 멀티홈런(2개)을 날린 윤도현(22)도 그 중 한 명이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윤도현은 이날 경기 도중 1루 주루코치로 있던 박경수와 스쳐 지나가며 나눈 짧은 대화부터 많은 순간을 떠올렸다.

이날 KIA의 선발 2루수로 뛴 윤도현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레전드 2루수인 박경수를 보며 “1루에서 ‘그만 좀 치라’고 장난치셔서 나도 웃었지만, 사실 경기 전부터 선배님의 은퇴식 관련 동영상이 전광판에 나오는 것을 모두 다 봤다. 내가 다 눈물이 날 것만 같고, 가슴이 벅찼다”고 돌아봤다.

이어 “박경수 선배님은 내가 어릴 적부터 경기 영상을 굉장히 많이 찾아본 선수였다”며 “이 공간에 함께 있는 것만으로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윤도현은 또 “내게 은퇴식은 아직 너무도 먼 미래의 일이지만, 오늘 선배님의 은퇴 행사들을 보며 ‘이런 은퇴식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KT가 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박경수의 은퇴식을 열었다. 사진제공|KT 위즈

KT가 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박경수의 은퇴식을 열었다. 사진제공|KT 위즈

윤도현과 더불어 이날 KIA 팬들도 KT 팬만큼이나 박경수의 은퇴를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KIA 팬들이 채운 3루 측 내·외야 관중석은 경기 후 40여 분간 열린 은퇴식 중에도 자리를 떠난 이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덕분에 박경수가 은퇴사를 읽어 내려간 뒤에도 그를 향해 구장의 모든 곳에서 함성과 박수가 흘러 나올 수 있었다.

3루 측 관중석에서 팬들이 이동하기 시작한 것은 행사의 마지막 단계인 불꽃놀이와 헹가래까지 모두 끝난 뒤였다.

수원|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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