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김 후보는 12일 종합편성채널인 채널A에 출연해 “계엄으로 고통을 받은 국민께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계엄으로 인해) 경제와 국내 정치는 물론 수출과 외교 관계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김 후보의 입장은 이날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된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의 뜻을 수용한 것이다. 김 의원은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의 계엄이 잘못됐다는 것 그리고 당이 대통령의 잘못된 행동에 마땅한 책임을 지우지 못한 것, 이런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대통령과 진정한 협치의 정치를 이루지 못했다는 것을 과오로 인정해야 한다”며 “우리가 해야 할 소통의 핵심은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인정하는 용기”라고 말했다.
그는 “탄핵을 찬성한 국민도, 탄핵에 반대한 국민도 모두 각각의 애국심과 진정성이 있다”며 “지난 5개월여 동안의 괴로움의 기억을 내려놓고 진정 국가와 국민을 살리는 정치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우리가 가야 할 정치개혁의 길은 적대적 진영 대결의 정치 자체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보수는 선동적 다수결 민주주의가 아닌 공공선을 위해 소통하고 숙의하는 민주주의,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는 협치형 정부를 설계하는 7공화국 개헌을 이룰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후보가 추후 보수 진영 ‘빅텐트’ 가능성을 높이고자 사과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김 후보에게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한 김 의원은 초선으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가까운 이른바 ‘천아용인’(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 멤버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선거대책위원장직 제안을 고사했다. 결선을 함께 치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범보수를 아우르는 ‘빅텐트’를 구성하는 건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