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근로자 1.7만명 추가 … 농민 "환영" 지자체는 "관리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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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근로자 1.7만명 추가 … 농민 "환영" 지자체는 "관리 부담"

입력 : 2026.07.01 17:41

정부, 외국인 계절근로 확대 결정 … 운용 대책은 부족
사설 인력업체 쓰던 농가들
"가을 수확기 일손 걱정 덜어"
지자체는 관리대상 늘어 한숨
"숙소·통역·근무조건 등 관리…공무원 1명이 300명씩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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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하반기 외국인 농어촌 계절근로자 규모를 기존 계획보다 대폭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고질적인 일손 부족에 시달려 온 농민들은 환영하는 반면, 지방자치단체들은 관리 부담 가중을 호소하고 있다.

1일 법무부는 계절근로자 추가 배정 규모를 1만6915명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지방정부의 추가 수요와 상반기 운영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농업 분야에 1만1070명, 어업 분야에 3856명이 배정됐다. 일손이 필요한 농작물 수확기와 어업 성수기에 맞춰 외국인을 최대 8개월까지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로써 올해 계절근로자 총 규모는 지난해(9만5596명)보다 2만1517명 늘어난 11만7113명으로 결정됐다.

◆ 쿼터 확대, 농번기 인력난에 단비

하반기 농번기를 앞둔 농업인들은 계절근로자 쿼터 확대를 크게 반겼다. 안정적으로 계절근로자를 공급받게 되면서 인건비 부담도 일정 부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원 춘천에서 아스파라거스 농장을 운영하는 A씨는 "농번기에는 사람이 부족하면 인력업체 일당이 2만~3만원씩 오르기도 한다"며 "계절근로자가 충분히 공급되면 농가 부담이 그만큼 줄어든다"고 말했다. A씨는 현재 계절근로자 2명을 상시 고용하고 있지만, 농번기에는 추가 인력이 필요할 때마다 사설 인력업체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를 구해왔다.

그러나 추가 배정에도 농번기 인력 수요를 모두 채우기는 어렵다는 게 농가들의 반응이다. 현장에서는 계절근로자가 부족할 경우 사설 인력업체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 과정에서 불법체류 외국인 고용과 인권 사각지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설 인력업체를 통해 고용되는 외국인 중에는 체류자격이 불분명한 경우도 있어 임금체불 구제나 건강보험·산업재해보상보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경북 의성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조 모씨(48)는 "봄가을 한창 바쁜 시기에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만으로 도저히 감당이 안 돼 사설 업체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를 구할 수밖에 없다"며 "계절근로자 일당이 11만원 정도라면 사설 업체는 일손 부족을 이유로 2만~3만원 더 높게 받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 지자체 "인력·예산 지원해달라"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관리하는 지자체는 제도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재정과 행정 부담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자체는 근로자 입국 지원부터 숙소 점검, 농가 배치, 근무 관리, 무단 이탈 대응, 출국 확인까지 제도 운영 전반을 맡는다. 근로자 수가 늘어날수록 재정과 행정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강원 지역의 한 기초자치단체 관계자는 "계절근로자는 매년 늘어나는데 담당 인력은 그대로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담당 공무원 1명이 외국인 근로자 200~300명을 관리하는 곳도 있고, 지자체마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별도 전담팀까지 꾸려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경북도 관계자도 "도내 22개 시군에서 지난해 1만2500여 명의 계절근로자를 받았는데 여기에 들어간 비용만 45억원"이라며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늘어나면 지자체 부담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계절근로자 확대에 따라 숙소와 노동조건 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법무부는 소음이나 악취가 심한 장소, 산사태 등 재해 위험지역을 숙소 제공 장소에서 제외하기로 했지만 일선 시군에서는 적정한 숙소를 확보하는 일부터 쉽지 않다고 호소한다.

경북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계절근로자는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 문제가 아니라 숙소와 안전, 노동조건, 통역·상담 등 종합적인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며 "중앙정부의 예산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 외국인력 권익보호 방안도 마련

법무부는 근로자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도 마련했다. 법무부는 법령상 표준근로계약서 사용을 의무화하고 임금, 근로시간, 휴게시간 등 근로조건을 명확히 하도록 했다. 계절근로자의 적응을 돕기 위해 입국 직후 조기적응프로그램 3시간 교육도 의무화했다. 재입국자의 경우에는 여권과 마약검사 확인서 등 필수 서류만 제출하면 출입국·외국인청을 방문하지 않고도 외국인 등록을 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할 예정이다. 또 계절근로 제도의 안정적 운영과 현장 지원 체계 강화를 위해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을 중앙 계절근로 전문기관으로 지정하고, 지자체도 별도의 관리 주체를 지정해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현장에서는 전문기관이나 수행기관을 찾기조차 쉽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강원도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행정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조건에 맞는 기관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계절근로자 확대에 맞춰 보다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입출국 수속 지연 문제와 성실근로자 재입국 제한도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계절근로자가 수확기보다 늦게 입국하면 농가가 작업 일정을 조정해야 하고, 지난해 함께 일했던 근로자를 다시 부르지 못할 경우 새 인력을 교육해야 하는 부담도 크다는 것이다.

[안동 우성덕 기자 / 춘천 이상헌 기자 / 태안 이태희 기자 / 서울 김민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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