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두 나라는 전선과 후방을 가리지 않고 쏟아져 들어오는 적 드론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중에서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다수 드론을 요격하는 일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전통적 대공 수단으로는 비싼 교환비가 문제가 됐다. 러시아군이 사용한 이란제 샤헤드 드론은 대당 2만~5만달러에 불과했지만, 이를 요격하는 데 동원한 패트리엇 미사일은 한 발 가격이 약 400만달러였다. 값싼 드론을 비싼 요격탄으로 막으면 방어자가 공격자보다 훨씬 빨리 재정을 소모한다. 로이터통신은 “저가 드론이 대량 운용되면서 첨단 방공미사일 재고를 지속적으로 갉아먹는 구조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선에서는 ‘드론 잡는 드론’(요격드론)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스팅’ ‘P1-선’ 등 요격드론을 개발했다. 3차원(3D) 프린터로 대량 생산되는 이들 요격드론은 대당 가격이 1000~2000달러로 샤헤드 등 공격드론보다 싸다. 이들 드론은 최근 러시아 드론의 94%를 요격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하루 1000대 이상 요격드론을 생산해 지난 3월 한 달에만 러시아 드론 3만 대를 파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방산업체 와일드호네츠가 개발한 스팅은 대표적인 저가 요격드론으로 꼽힌다. 돔형 탄두부 머리에 열화상 카메라가 장착됐고, 적 드론에 시속 300㎞ 이상으로 날아가 요격하도록 설계됐다. 조종사는 드론 카메라 영상으로 교전 지역을 1인칭 시점으로 보며 운용할 수 있다. ‘스카이맵’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 지휘통제 플랫폼은 전장 곳곳에 설치된 음향 센서 등을 통해 접근하는 드론 공격을 탐지한 뒤 요격드론 투입 여부를 결정한다. 드론 엔진 특유의 소음을 포착하는 음향 센서를 활용하면 기존 레이더로는 탐지하기 힘든 저고도 침투 드론을 쉽게 포착할 수 있다.
낮은 생산단가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것은 스팅의 최대 강점이다. 스팅의 개당 가격은 2000달러 이하로 2만~5만달러인 샤헤드 드론보다 훨씬 싸다. 저렴한 무기로 요격률을 높이면 러시아의 무기 생산, 물류, 작전 계획 부담이 커진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방위위원회는 “요격드론으로 샤헤드 1대를 격추하면 서방 방공 미사일을 쓸 때보다 25배 이상 저렴하다”고 발표했다.
요격드론 인지도가 높아지자 중동 국가에서 우크라이나 드론을 수입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에서 이란이 전쟁 첫 주에만 1000대 이상 드론을 발사하며 주변 걸프국을 공격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로이터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를 포함한 걸프 국가가 우크라이나가 설계한 요격드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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