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생산' 밀어붙이던 중국인데…"제발 멈춰달라" SOS [차이나 워치]

3 days ago 1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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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터리·태양광업체 수장들이 정부에 강력한 규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통제되지 않은 과잉 생산 능력이 업체들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산업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절박함에서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수요 급증이라는 호재 속에서도 산업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규제 강화를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신규 프로젝트 승인 강화해야" 한 목소리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을 넘어서 세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중국 배터리·태양광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례적으로 정부에 "신규 프로젝트 승인을 강화하고 치열한 내부 경쟁을 억제해달라"며 수위 높은 규제 도입을 요청했다.

이란 전쟁과 인공지능(AI) 산업 발달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중국 내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생산 능력 탓에 산업 안정성이 흔들리고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리튬 배터리·산업용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생산하는 티앤넝홀딩그룹의 장톈런 회장은 신규 프로젝트 승인 요건을 강화할 것을 당국에 촉구했다.

'과잉 생산' 밀어붙이던 중국인데…"제발 멈춰달라" SOS [차이나 워치]

장 회장은 SCMP에 "정책은 산업을 이끄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산업에 대한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각 도시에서 중복 투자와 과잉 생산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의 확고한 계획과 방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배터리 과잉 생산이 지방 정부 간 수십 년에 걸친 출혈 경쟁의 결과라는 지적이다. 그는 "지금의 과잉 생산 규모가 시장 수요를 크게 초과했다"고 경고했다.

중국 당국은 2024년 7월 처음으로 과당 경쟁 문제를 언급하면서 주요 산업의 경쟁 완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당국의 이같은 캠페인에도 과잉 생산과 국내 경쟁을 계속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트라이솔라의 가오지판 회장은 지난달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참석해 기술 경쟁력이 없는 신규 업체의 시장 진입을 금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진=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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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세계 2위 태양광 제조 업체인 롱기그린에너지테크놀로지의 중바오선 회장도 태양광 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 새로운 기준과 금융 규칙 도입을 주장했다. 중 회장은 "모듈 판매에 대한 강제 기준을 마련하고, 조달 평가에 기술 품질을 반영해 ‘가격 대비 품질’ 중심의 시장 질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부동산 산업의 ‘3대 레드라인’과 유사한 규제 체계를 도입해 태양광 업체의 부채비율 등 재무 지표를 관리하고, 고위험 업체의 사업 확장을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국 정부는 과거 부동산 업계의 건전성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산부채비율, 순부채비율, 단기부채 대비 현금비율 관련 일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자금조달을 제한한 3대 레드라인 규제를 만들었다.

"새로운 사업 기회, 과잉 생산이 걸림돌" 판단

중국 배터리·태양광 산업은 최근 몇 년간 과잉 생산 문제에 직면해 있다. 경쟁 심화 속에서 업체들의 수익성도 크게 나빠지고 있다.

홍콩 상장사인 티앤넝파워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순이익 14억4000만위안(약 3135억원)을 나타내 2021년 대비 42% 감소했다.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롱기그린에너지테크놀로지 역시 진나해 65억위안의 순손실을 나타내며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사진=신화통신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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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같은 제안이 지정학적 긴장과 글로벌 AI 투자 확대 속에서 나온 데 주목하고 있다.

베이징 산업계 한 관계자는 "각 업체들이 현재 상황을 글로벌 사업 확장의 기회로 여기고 있는데 과잉 생산 능력 경쟁이 잠재 성장성과 수익성에 장애가 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중국 당국도 대응에 나서려는 모습이다.

실제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이달 초 3개 부처와 함께 전력·ESS 배터리 업체들을 소집해 비이성적 경쟁을 억제하기 위한 조기 개입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생산능력 경보 체계 도입, 규제 강화, 지방 정부의 투자 유치 행위에 대한 지도 등이 포함됐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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