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우크라이나와의 휴전 합의를 재차 압박했다.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후통첩에도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공습을 이어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에게 러시아의 행태가 “역겹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오는 8일까지 휴전 협상을 마무리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도 휴전 협상 시한이 8일까지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평화 확보를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전했다.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10일 안에 휴전하지 않으면 고강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당초 50일로 제시한 관세 조치 유예 기간을 10일로 단축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휴전 합의를 하지 않으면 추가 관세를 매기고 러시아와 교역하는 국가에도 2차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미국이 관세 압박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우크라이나에 폭격을 이어갔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이날 새벽 키이우에서 러시아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어린이 3명을 포함해 26명이 사망하고 100명가량이 다쳤다. 우크라이나는 모스크바에 추가 제재를 포함해 최대한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율리야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총리는 “(이번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의 마감 시한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대응”이라며 “세계는 심판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가 전쟁 종식을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경제적 압박으로 맞서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런 제재가 러시아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낼지에 회의적인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를 가할 것”이라면서도 “제재가 (푸틴 대통령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