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반도체 팹에 6.3GW 전력 필요 … 정부, 신규 원전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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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반도체 팹에 6.3GW 전력 필요 … 정부, 신규 원전도 짓는다

입력 : 2026.06.29 20:10

범정부 차원 지원책 수립
"12차 전기본에 원전·LNG 포함
9~10년 원전 공기도 앞당길 것"
강훈식 비서실장, 브리핑서 밝혀
재생에너지 보완 위해 전향 검토
환경부 작년엔 "영산강 물부족"
용수 공급도 구체적 청사진 필요

광주 군공항 용지. 연합뉴스

광주 군공항 용지. 연합뉴스

정부가 서남권 반도체 생산단지 조성에 필수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신규 원전 건설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반도체와 피지컬 인공지능(AI), AI 데이터센터를 연계한 '3대 메가프로젝트' 안착을 위해 정부는 전력·용수 공급을 비롯한 범부처 차원의 지원에 나섰다.

29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앞으로 발표될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원전 연장이나 신규 원전 건설도 담기는지'에 대한 질문에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내용이 들어갈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액화천연가스(LNG), 수소 등도 들어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원전은 보통 9~10년 걸리는데 시기를 당기는 것도 아마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기업들이 서남권 반도체 생산단지 조성에 필요할 것으로 추산한 전력 규모가 6.3기가와트(GW)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는 대형 원전 5~6기가 생산하는 전력 규모에 해당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서남권 반도체 공장에 필요한 6.3GW의 전력과 65만t의 용수를 적기에 차질 없이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호남권 반도체 생산시설 구축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 규모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장관은 "그 이상의 물과 전기도 미리 준비해 놓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용수 65만t이면 국민 212만여 명이 연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김 장관이 밝힌 규모는 현재 경기도 용인에 조성되고 있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전력량 15GW와 용수 150만t의 약 40% 수준이다. 광주에 조성될 반도체 팹 규모는 용인 클러스터의 절반에 못 미친다.

당초 서남권 반도체 생산단지는 호남권에 풍부한 재생에너지 위주로 전력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김 장관도 앞서 "전기가 생산된 곳에서 소비될 수 있도록 지산지소형 전력망 체계를 보강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양수 발전을 확대해 전력의 유연성도 대폭 보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태양광 56GW와 풍력 7GW를 포함해 총 100GW 규모의 재생에너지를 보급한다는 목표도 세운 바 있다.

그러나 정부가 설계 수명이 다한 원전의 수명 연장이나 신규 원전 건설까지 검토한다고 밝히면서 해당 지역의 '전원 믹스'가 종전 계획보다 균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호남은 재생에너지가 풍부하지만 하루 중 일부 시간만 발전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반도체 공장의 단일 발전원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상준 서울과기대 에너지기후정책학과 교수는 "양적으로는 재생에너지로 반도체 수요 전력을 맞출 수 있겠지만 변동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반도체 팹이 들어온다면 새로 믹스를 구성해야 하고 원전, 액화천연가스(LNG) 둘 다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ESS를 붙인다고 (간헐성이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며 "ESS로 에너지를 공급하려면 주택 하나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전력과 함께 용수 공급에 대한 대책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이날 국민보고회에서 "서남권에서 확보 가능한 댐 물량만 40만~50만t 수준"이라며 "용수 문제는 확실히 해결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자신했다.

반도체 공장 가동에 직접 필요한 인프라스트럭처 외에 입주 직원의 정주 여건 등을 개선하는 지원책도 발표됐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출퇴근과 생활권은 30분, 수출입 물류권은 1시간으로 하겠다"며 "지방에 가면 공항이 멀다, 물류가 불편하다는 걱정을 정부가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토부는 지역과 산업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임대 등 양질의 주택 공급을 추진하고, 대규모 수요가 발생할 경우 공공주택지구 등을 연계해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정부의 야심 찬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계획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후부가 작년 수립한 영산강·섬진강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을 보면 최악의 가뭄을 가정할 때 2030년 영산강은 생활·공업용수가 연간 7140만t, 섬진강은 5030만t 부족할 수 있다.

이미 자동차 등 기존 산업단지 수요만으로도 용수 공급이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대규모 반도체 라인까지 가세하면 물 부족 사태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또 광주·전남 남서부권 생활·공업용수의 70%를 섬진강(주암·동복댐)이 공급하고 있고, 여기서 확보된 물의 80%가 유역 밖으로 나간다는 점에서 영산강 쪽에 반도체 산단이 들어서면 지역 내 갈등이 벌어질 수 있다.

정부는 반도체 산업의 핵심 경쟁력인 인력 확보를 위해 남부권 대학을 거점으로 한 '반도체 인재 10만명 양성'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달 광주과학기술원(GIST)이 글로벌 반도체 설계 지식재산권(IP) 기업인 영국 암(Arm)과 손잡고 설립한 '암 스쿨(Arm 스쿨)'이 문을 열었으며, 내년에는 남부권 연합공대를 중심으로 한 인력 양성 사업이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강인선 기자 / 신유경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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