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 일주일도 안 돼 내부 갈등에 휩싸였다. 지난 1일 공식 출범 전부터 논란이었던 청사 소재지 문제가 대한민국 대도약 메가 프로젝트의 핵심인 반도체 팹 입지 문제와 맞물리면서다. 행정 중심지 기능과 대형 투자 수혜를 어느 곳이 가져가느냐를 놓고 광주와 전남 곳곳에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전북에선 “호남권 메가 프로젝트라면서 왜 전북은 소외됐느냐”는 반발이 터져나오는 등 호남권 전역이 갈등에 빠져들고 있다.
앞서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특별법 취지에 따라 광주, 무안, 순천 3개 청사를 균형 있게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순천 동부청사에 법적 주사무소를 두고 광주는 행정과 정무 중심 기능을, 무안은 의회와 시민주권 중심 기능을 맡기는 방안이다. 광주는 문화와 AI 등 도시 특성에 맞는 기능을 맡고 서부권은 에너지, 동부권은 산업 기능을 맡기는 방식으로 청사 기능을 나누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하지만 무안과 목포 등 서남권에서는 기존 전남도청이 있는 무안 남악청사가 중심 청사 역할을 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무와 기관 유치 등 핵심 기능이 광주에 배치되고 무안은 의회 기능에만 그친다면 통합특별시 내 서남권의 위상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주청사 논란은 반도체 팹 입지 문제와 맞물리며 더 예민해지고 있다. 전남광주는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용인, 평택 등 경기 남부에 이은 제2의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선정됐다. 800조원 규모를 투입해 삼성전자 2기, SK하이닉스 2기 등 총 4기의 반도체 팹이 조성될 예정이다.
특히 반도체 팹 투자 후보지 중 하나로 광주 군공항 종전부지가 거론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광주 군공항은 도심 소음 피해와 도시 개발 제약을 해소하기 위해 광주시가 오랫동안 이전을 추진해온 곳이다. 국방부는 지난 4월 군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로 전남 무안군 망운면 일대를 선정했다. 전남에서는 군공항 이전 부담은 떠안고 종전부지 개발과 반도체 팹 수혜는 광주가 가져가는 것 아니냐는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주청사 문제로 광주 쏠림 우려가 나온 상황에서 반도체 팹 후보지까지 광주 군공항 종전부지로 거론되자 서남권의 반발이 더 커지는 분위기다.
전남광주가 주청사와 반도체 팹 입지를 놓고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사이 전북은 '아예 논의 테이블에조차 오르지 못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전북은 그동안 새만금을 중심으로 AI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내세워왔다. 이원택 전북지사도 선거 과정에서 새만금에 2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에서는 전남광주가 서남권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선정되고 새만금은 제외됐다.
이 지사는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통령도 전북이 겪는 ‘3중 소외’, 특히 호남 내 차별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이번 결정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날을 세웠다.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 44명 전원도 지난 3일 임시회 본회의 뒤 성명을 내고 “대한민국에 전북은 없느냐”며 정부의 메가프로젝트에서 전북이 제외된 데 대해 공식 유감을 표명했다. 김희수 전북도의회 의장은 “전북이 RE100을 뒷받침할 재생에너지와 새만금을 중심으로 한 미래 성장 기반을 갖췄는데도 배제된 것은 국가 균형발전 가치가 선언에 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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