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관 돕는척 수용자 정보 훔쳐본 모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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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자가 교도소 내부 행정망에 접속해 다른 수용자의 개인정보를 열람한 정황이 드러나 보안 관리 부실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정보 열람에 그치지 않고 수용자 간 사적 접촉으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확인돼 교정시설 내부 통제 시스템 전반의 취약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A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교정직원을 통해 내부 행정망 보라미 시스템에 접속해 수용자 인적사항 등 내부 정보를 열람했다. 보라미 시스템은 수용자의 신상정보와 수용 이력, 접견 및 서신 내역 등을 관리하는 교정기관 핵심 전산망이다.

A씨는 구치소에서 배식과 물품 운반 등을 담당하며 교도관 업무를 보조하는 ‘사동도우미’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동도우미는 모범 수용자 중 선발돼 사동 운영을 돕는 역할을 맡는다.

문제는 이 같은 지위를 활용해 얻은 내부 정보를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점이다. A씨는 확보한 수용번호 등을 바탕으로 동료 수용자와 이성 수용자 간 편지를 전달하는 이른바 ‘펜팔’을 일삼다가 적발된 것으로 파악됐다. 단순히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열람한 것을 넘어 이를 활용해 수용자 간 비공식 접촉을 중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해당 직원을 즉시 업무에서 배제하고 계정 사용 내역과 접속 기록 등을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내부망 접근이 허용된 경위와 정보 열람 범위를 집중 확인 중”이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엄정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A씨는 애초 지난달 23일 가석방 심사를 통과해 30일 출소할 예정이었는데 이번 사건으로 가석방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단순 일탈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도관이 사동 운영을 상당 부분 사동도우미에게 의존하는 현실에서 내부 정보 접근과 통제 권한이 비공식적으로 공유되면 보안 사고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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