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난 중기 대표들 호소
E-9 비자 외국인 채용할 때
경력·숙련도 등 정보는 없어
"중소기업은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할 때 일을 잘하는지, 못하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뽑게 됩니다. 운에 맡기는 제비뽑기랑 비슷하죠."
외국인 근로자 비율이 50%에 육박하는 한 판금 제조기업 대표는 "지역 고용노동센터에 외국인 고용허가를 신청하면 실제로 채용하기까지 4~5개월이 걸린다"며 "증명사진·국적·나이·성별·키·몸무게 등만 보고 결정할 수밖에 없어 잘못 뽑으면 수개월을 허송세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취업교육비, 중소기업중앙회 신청·대행 수수료, 출국만기보험 등도 내야 하는데 합치면 100만원 가까이 든다"며 "반복되는 비용 또한 중소기업들에 큰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구인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 대표들은 이 같은 '깜깜이' 외국인 근로자 수급 방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에 따르면 내국인은 자기소개서·심층면접 등을 통해 회사에 맞는 인재를 뽑을 수 있지만, 고용허가제를 통해 외국인을 채용할 때는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다. 대개 국적·나이·키·몸무게·한국어 실력 등 기본 정보만 제공되고 사업주 입장에서 필요한 경력·근무 이력·숙련도·근무 태도·장기근속 의사 등은 확인이 힘들다.
외국인 근로자를 아무 때나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E-9 비자를 가진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하려면 관할 고용노동센터에 사업장 정보와 필요 서류를 제출해 외국인 고용허가를 신청해야 하는데, 1년에 5번 정해진 기간에만 가능하다. 신청부터 고용까지 시차도 상당하다. 고용노동센터에서 서류를 검토해 요건이 미달되거나 결격사유가 있으면 불허하고,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업장부터 순차적으로 고용허가서를 받는다. 고용노동센터에서 적합한 외국인 근로자 3배수 명단을 추천해주면 그중 사업주가 선택해 채용하는 방식이다.
대구 소재 금속 가공기업 A사 인사담당자는 "3배수 명단을 받지만 사진도 제대로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눈 감고 제비뽑기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반문했다. 충남 소재 한 제조업체 B사 인사담당자는 "한국어 실력이 '중(中)'이라고 기재돼 있었는데, 실제로 채용하고 보면 기본적인 이해 능력조차 현저히 떨어지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사업주가 외국인을 채용할 때 필요한 정보는 계속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도 더 필요하다는 요구가 많아 추가로 제공할 만한 부분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원 기자 /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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