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중재 - 언어의 연금술사 [피터앤김 국제분쟁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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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리포트 국제중재 - 언어의 연금술사 [피터앤김 국제분쟁리포트] 한민오 법무법인 피터앤김 변호사 입력 : 2026.07.31 07:00 우리 말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표현이 있다. 같은 표현도 뉘앙스에 따라 듣는 사람이 받아들이는 게 다르다는 말이다. 모든 국제중재 사건에서 양측은 같은 사실관계를 두고 다툰다. 같은 사실을 가지고 양측이 어떤 스토리를 구성해서 중재인을 설득하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 중재인을 설득하는 도구가 언어이다. 그래서 국제중재 변호사는 언어에 민감하고, 표현 하나하나에 신경 쓰는 경우가 많다. 말과 글의 ‘결’에 따라 스토리가 가지는 설득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따옴표의 미학몇 년 전 국제중재 심리기일에서 문서에 기재된 따옴표 하나가 크게 문제된 적이 있었다. 한국인 증인이 작성한 문서였는데, 회의 중에 들은 주요 내용에 ‘홑따옴표’ 처리가 되어 있었다. 강조를 하기 위해 그렇게 표시를 한 것이어서, 그 누구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상대방 영국 변호사가 갑자기 우리측 증인에 대한 반대신문을 하면서 그 따옴표를 문제 삼았다. 다른 사람의 말을 직접 인용한 것이라고 단정짓고, 왜 남의 말을 정확하게 인용하지 않고 지어냈는지, 증인은 이런 식으로 말을 왜곡하는 습성이 있는지, 증인은 문서를 그렇게 허위로 작성하곤 하는지 몰아붙였다. 증인은 갑자기 도덕성에 관한 공격을 받자 순간적으로 멈칫했다.이 때 우리측 변호사팀이 잠시 개입을 했다. 한국어에서 홑따옴표는 강조의 의미로 주로 쓰이고, 쌍따옴표를 써야 직접 인용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우리측 증인은 중요한 내용을 잘 강조한 것이지, 남의 말을 지어내거나 왜곡한 것이 전혀 아니라고 부연 설명을 했다. 중재판정부는 잘 알겠다고, 설명이 고맙다는 반응을 했고, 이 이슈는 그렇게 잘 지나갔다.그래도 혹시 몰라 같은 날 저녁에 국립국어원 한글 맞춤법 규정을 발췌해서, 홑따옴표의 용례를 중재판정부에 제출했다. 이렇게 점 하나로 증인이 충실한 기록자가 되느냐, 거짓말쟁이가 되느냐가 갈리는 한 순간이었다. 이 점 때문은 아니겠지만, 중재판정부는 우리 증인의 증언이 믿을 만하다고 하면서, 중재판정문에 그 증언을 다수 인용했다. 결과는 우리 의뢰인의 전부 승소. 작은 노력들이 합해져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제미나이] 영어에는 있고, 한국어에는 없는 것우리말의 뉘앙스와 토씨를 영어로 전달하는 것도 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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