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변의 法대로] 59.X익명 계정과 명예훼손, 피해자 특정은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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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가 법 칼럼 '권변의 法대로'를 권용범 변호사와 함께 진행한다. 권용범 변호사는 일상생활에서 만나게 되는 범관련 문제에 대해서 다양한 주제를 다룰 예정이다. 연재되는 칼럼의 내용은 저자의 의견임을 밝힌다.( 편집자주)

SNS 이용자 간 분쟁이 급증하면서 X(구 트위터) 플랫폼에서의 명예훼손 고소 사건에 자주 문제되는 경우가 있다.

바로 '피해자 특정성' 요건 충족 여부인데, X(구 트위터)에서 특히 실명 대신 익명 계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이 부분이 이슈가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사진제공=ai생성

명예훼손죄는 공연히 사실 또는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범죄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은 정보통신망을 통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을 가중 처벌하고 있다. 여기서 핵심은 '사람'의 명예, 즉 피해자가 특정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대법원은 "성명을 명시하지 않은 경우라도 표현의 내용을 주위 사정과 종합하여 볼 때 특정인을 지목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으면 피해자가 특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법리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이 법리가 X와 같은 익명 기반 플랫폼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가 실무상 중요하다. 가해자가 피해자의 계정을 직접 태그하거나 링크하여 허위사실 게시물을 작성한 경우, 해당 게시물의 독자층이 그 계정 운영자를 '특정인(개인)'으로 인식할 수 있었다면 특정성 요건은 충족된다. 한 하급심 판결은 SNS 계정의 팔로워·선후배 관계 등 커뮤니티 내 인식 가능성을 근거로 특정성을 인정하였다. 또 다른 하급심 판결 역시 익명 게시글이라도 관련 정보를 취합하면 피해자를 충분히 특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반면 특정성이 부정된 사례도 적지 않다. 하급심 판결은 인터넷 아이디만으로는 그 사용자가 누구인지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이유로 특정성을 부정하였고, 또 다른 하급심 판결은 '일부 친분 있는 사람이 우연히 안다'는 사정만으로는 객관적 특정에 이르기 어렵다고 보았다.

결국 X 플랫폼에서의 피해자 특정성은 "해당 글의 예상 독자층이 계정 운영자를 특정인으로 인식할 수 있었는가"라는 기준으로 수렴된다. 계정의 활동 이력, 팔로워 구성, 커뮤니티 내 인지도, 다른 플랫폼과의 연계 여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사진제공=ai생성

실무상 X(구 트위터) 등 익명 계정을 허용하는 타 플랫폼 서비스와 관련해서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이슈도 있다. 바로 '가해자' 신원을 찾아낼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가해자의 계정만 알고 실명을 모르는 경우에도 고소 자체는 가능하지만, 신원 확인을 위해 X(구 트위터)와 같은 해외 SNS 서비스의 경우 국제사법공조 절차가 필요할 수 있어 수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거나 사실상 확인이 불가능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카카오톡 등 국내 플랫폼에서의 대화 기록이 확보되어 있다면 통신자료 제공 요청을 통해 신원 특정이 훨씬 효율적이다.

최근 SNS 명예훼손 사건은 단순한 감정적 분쟁을 넘어 계정 잠금, 커뮤니티 추방, 2차 피해 확산 등 실질적 손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피해가 발생했다면 게시물 삭제 전 증거 확보가 최우선이며, 피해자 특정성·공연성·비방 목적 등 구성요건별 입증 전략은 사안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조기 개입이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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