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바냐 삼촌' 리뷰
좌절 딛고 일상 살아내는
보통 사람들의 삶 그려내
이서진·고아성 첫 연극 도전
"아니 근데 어쩌겠어. 그래도 살아봐야지. 삼촌. 우리, 같이 살아보자." 인생을 돌이켜보며 젊은 날을 낭비했다는 회한에 잠겨본 적 없는 중년이 있을까. 예술과 사랑, 낭만을 이야기하던 청춘은 스러진 지 오래. 언젠가 나도 빛나겠지 하는 희망을 품고 살아왔지만 남은 것은 지친 몸과 정리되지 않은 일상, 별 볼 일 없을 미래뿐이라면 계속 살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을까.
연극 '바냐 삼촌'은 그럼에도 다시 한번 살아보자고, 함께 해야 할 일을 하며 살아보자고 어깨를 다독인다. 지난 7일 개막한 '바냐 삼촌'은 LG아트센터가 제작한 세 번째 연극. '벚꽃동산'에 전도연, '헤다 가블러'에 이영애를 내세웠던 LG아트센터는 이번에도 이서진(바냐)과 고아성(소냐)을 앞세워 스타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연출은 양손프로젝트의 손상규가 맡았다.
연극은 외딴 시골에서 영지를 관리하며 살아온 소냐와 삼촌 바냐의 이야기를 담는다. 25년간 영지를 바쁘게 돌보며 살아온 이들의 일상은 예술대학 교수로 있는 소냐의 아버지가 미모의 젊은 여성 엘레나와 재혼한 뒤 병든 몸을 이끌고 영지로 돌아오면서 흔들리기 시작한다.
예술과 학문의 세계를 동경하지만 차마 그곳에 뛰어들지는 못했던 바냐는 매형이 언젠가는 역사에 남을 위대한 작품을 만들어내기를 고대하며 뒷바라지해왔지만, 매형이 실은 돈과 여자만 밝히는 속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의 인생이 송두리째 낭비됐다는 회한에 사로잡힌다.
영지를 처분하겠다는 매형의 말에 삶 자체를 부정당한 기분이 든 바냐는 총을 들고 그를 죽이겠다며 소동을 벌인다. 매형 부부는 한바탕 소동 끝에 도시로 떠나고, 남겨진 둘은 다시 묵묵히 일상을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다시금 밀린 영지의 서무를 바쁘게 처리하는 고요한 모습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자조와 연민에 빠져 회한에 잠기기보다 몸을 움직이며 매일같이 삶을 살아내는 보통 사람들의 용기를 상찬하는 장면이다.
손상규 연출은 무대 장치를 절제하고 배우의 감정선에 집중하게 하는 방식으로 안톤 체호프 특유의 희비극적 정서를 끌어냈다. 무대는 몇 개의 가구만을 둔 미니멀한 구성으로, 시골 영지의 한적한 권태와 목가적인 평화로움이 동시에 느껴진다.
거리감이 느껴질 수 있는 옛 문장은 자연스러운 구어체로 각색됐다. 연극 무대에 처음 도전하는 이서진과 고아성의 연기도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리얼리티 예능 등으로 대중에게 익숙한 이서진의 성격이 19세기 러시아 시골 사회 속 인물과 겹쳐지는 재미가 있다. 심드렁하고 게으름 피우고자 하는 이서진의 바냐는 소소한 웃음을 자아내며 자칫 무거울 수 있는 극의 호흡을 조절한다.
고아성의 소냐는 이서진의 바냐와 마찬가지로 자연스럽다. '파반느'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등에서 보여준 개성 있으면서도 단단한 캐릭터와 결이 닿는 묵묵한 존재감으로 소냐를 그려냈다. 삼촌에게 다정하면서도 무심하게 다시 살아보자 말하는 독백 장면에서는 객석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올 만큼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공연은 31일까지.
[구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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