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 앞두고 찬탄·반탄 충돌
김문수에게 각 세운 조경태
출마선언하며 “전한길 퇴출”
안철수 “金, 자꾸 뒤만 봐”
윤희숙 “尹세력과 단절을”
“찬탄 내부총질 책임 묻겠다”
장동혁 당대표 출마 공식화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를 한 달 앞둔 국민의힘이 또다시 내란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당 재건을 위한 혁신 방안은 뒷전으로 밀린 가운데 한국사 강사 출신인 전한길 씨를 사이에 두고 편 가르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전씨로 상징되는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을 포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장동혁 의원 등이 동의하고 있다. 반대편에는 조경태·안철수 의원과 한동훈 전 대표, 윤희숙 혁신위원장 등이 서 있다.
조 의원은 21일 당대표 후보 출마를 선언하며 “낡은 이념에 사로잡힌 극우·극단세력과 완전히 결별하겠다”며 “정통 보수의 가치를 재건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출마 선언을 마친 김 전 장관이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문호를 개방해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힌 것과 다른 의견이다.
조 의원은 원외뿐만 아니라 원내에서도 인적 청산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각을 세웠다. 그는 “45명+α(알파)”라고 구체적인 숫자까지 밝혔다. 여기에서 45명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집행되던 시점에 관저 앞에 집결했던 의원 숫자를 가리킨다.
그는 “국민이 참여하는 인적쇄신위원회를 상설기구로 구성하겠다”며 “혁신은 가죽을 벗기는 고통을 감내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제가 당대표가 되면 전씨를 반드시 출당· 퇴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국민의힘에 입당한 전씨는 윤 전 대통령을 장외에서 옹호한 대표적 탄핵 반대파 인사다. ‘부정선거론’을 꾸준히 제기한 인물로, 당내 탄핵 찬성파를 중심으로 전씨를 출당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씨 거취를 놓고 탄핵 찬성파와 반대파가 다시 맞붙은 형국이 됐다.
조 의원은 안 의원, 한 전 대표 등과 전략적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혁신에 동참하는 분들은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며 “당대표를 100% 국민 여론조사로 선출하자는 윤 위원장 안을 단일화 방식으로 정식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날 출마 선언 후 국회에서 안 의원과 마주친 조 의원은 “같이 가주길 바란다”며 우호적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당대표 도전 의사를 밝힌 안 의원도 이날 김 전 장관을 향해 날 선 비판을 내놨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전 장관을 겨냥해 “아직도 제5공화국에 살고 있는 사람처럼 자꾸 뒤만 보고 있다”며 “‘친길(친전한길) 대표’가 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파격적인 혁신안으로 이슈가 됐던 윤 위원장 역시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김 전 장관의 ‘반미·극좌·범죄 세력과 싸우겠다’는 발언에 대해 “그걸로 당이 뭉치면 필패”라며 “윤 전 대통령을 계승하는 정치와 멀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제안한 중진 용퇴론에 대해 지도부는 건설적인 논의 없이 트집만 잡았다”며 “지도부가 ‘선(先)혁신 후(後)전당대회’를 약속했지만 혁신은 하지 않고 전당대회를 하려고 해 굉장히 절망스러웠다”고 토로했다.
반면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탄핵에 찬성했던 내부 총질 세력이 탄핵에 반대했던 수많은 국민과 국민의힘, 나를 극우로 몰아가는 꼴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장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는 극우 프레임을 깨부수기 위한 자유민주주의 수호 세력과 반자유 민주 세력의 싸움이 됐다”며 “이 싸움에 주저하지 않고 당당하게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일 내부 총질자들에 의해 당이 온통 극우 프레임에 빠지고 있다”며 “반드시 당대표가 돼 당과 당원을 모독한 자들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